매일신문

[사설] 수능 결과를 사설 학원 통해 먼저 알아서야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공식발표에 앞서 수험생 성적 분석 자료가 사설 입시관련 기관에 먼저 유출되는 사고가 또 터졌다. 한 사설 입시 기관이 수능 성적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이번 수능의 영역별 평균, 표준편차, 표준점수 최고점, 백분위 등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수능 성적 사전 유출은 입시철마다 터지는 고질병이다. 한 입시학원이 사전 입수한 수능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물의를 빚은 것이 불과 2년 전 일이다. 그런데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60만 수험생과 그 학부모들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시험 결과를 사설 학원을 통해 먼저 알게 된다면 공교육이 입을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학부모나 학생의 입장에서 수능 결과는 절대적이다. 그 결과에 대해 누구보다도 궁금해 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分秒(분초)를 다툰다. 사설학원들이 입시철만 되면 기를 쓰고 그 결과를 먼저 입수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력에 앞선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장삿속을 채우기에는 그만이다. 그렇지만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사설 기관이 먼저 하다 보면 공교육은 무너지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정부는 수능 성적 공식 발표 이전에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능 분석 자료가 사전 유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성적을 발표하더라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평균, 표준편차 분석 내용까지 버젓이 나돌고 있다. 사교육기관과 공교육기관 간의 검은 커넥션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나 미덥지 않다. 수사기관에 맡겨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옳다. 다시는 이런 불상사를 되풀이 않아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