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모 찾아 벨기에에서 날아온 입양녀 김부자씨의 '사모곡'

▲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땅을 밟은 김부자(왼쪽)씨가 10일 중구 남산동 백합어린이집에서 갓난아이였던 자신을 처음 발견한 퇴직 경찰관 김부성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흑백사진은 입양되기 직전 김부자씨.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땅을 밟은 김부자(왼쪽)씨가 10일 중구 남산동 백합어린이집에서 갓난아이였던 자신을 처음 발견한 퇴직 경찰관 김부성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흑백사진은 입양되기 직전 김부자씨.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저도 한국인'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 뿌리인 엄마를 찾아야해요."

갓난아이 때 벨기에로 입양된 그의 여권에는 '크리스텔 부자 김(Kristel Boo Ja Kim)'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크리스텔 아눌트'(Kristel Arnould, 한국이름 김부자)라는 이름으로 컸지만 얼마 전 엄마를 찾기 위해 이름까지 바꿨다. 그는 재외동포재단의 '2008 국외입양동포 뿌리찾기 모국방문' 프로그램에 따라 10일 대구 중구 남산동 백합어린이집에서 자신을 처음 발견한 퇴직 경찰관 김부성(67)씨를 만났다.

당시 대구 남부서 봉덕파출소에 근무하던 김씨는 31년 전인 1977년 9월 20일 오후 9시쯤 순찰을 돌다 집앞에 버려져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앞산 주변에서 밤 순찰을 돌고 있을 때였어요. 어디서 고양이 소리 비슷한게 들려와 가보니까 갓난아기가 있었어요. 그게 바로 부자였지요."

부자는 곧바로 중구 남산동에 있던 백합어린이집으로 옮겨졌다. 김씨의 이름도 김부성씨의 이름에서 여자아이를 뜻하는 '자'를 붙여 김부자가 됐고 얼마후 벨기에로 입양됐다. 그에 대한 기록은 이게 전부다.

하지만 엄마를 꼭 만나고싶다는 그의 의지는 강했다. 김씨는 18살이 되고나서야 벨기에의 양부모로부터 출생과 입양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했고 때가 되면 생모를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다만 생모의 삶이 얼마나 힘겨웠으면 자식을 남의 집 앞에 두고 갔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씨는 벨기에 남서부 샤를로이(Charleroi)시의 공공기관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으며 보험설계사로 일했던 양부모, 자신보다 6개월 어린 한국 출신 동생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연락처 053)756-0183, 대구홀트아동복지회.

김태진기자 jiny@msne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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