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은행 '금리인하 파격 인하' 배경은?

말라버린 유동성에 과감하고 선제적 '극약처방'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내려 통화정책이 통화량에서 기준금리로 바뀐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만든 것은 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빠른 데다 자금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리 추가 인하설까지 내비치며 자금경색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이런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이다. 경기하강과 자금경색이 해외 신용위험,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00%p나 내린 것에 대해 시장은 일단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상 경기상황을 살피면서 0.25%p씩 조절하다가 조금 높을 때는 0.5%p를 적용했고 가장 파격적이었던 지난 10월 인하 때에도 0.75%p에 그쳤기 때문.

한은의 이번 결정은 내년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1/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높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아 기준금리를 바닥권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고 세계 각국들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는 것이 주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기준금리를 0.75%p 내려 2년 반 만에 최저치인 2.5%까지 낮췄다. 영국중앙은행(BOE)도 3%에서 2%로 내렸고 스웨덴의 리크스방크도 1.75%p 인하해 2%로 조정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1%인 연방기금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오는 15,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저수준인 '0%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리인하만으로 경제난국이 극복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한국은행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면서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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