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상철씨의 노래 '무조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오지요.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거야~ 무조건 무조건이야~'라고요. 우리 남구농악단도 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처지에 계신 분들이 부르시면 무조건 달려가고 있어요. 신나는 농악을 통해 그분들에게 신명과 흥을 드릴 수 있어 저희들은 너무 기분이 좋아요."
1998년 창단돼 올해로 꼭 10년째가 된 대구 '남구농악단'. 대구에서 구청이 만든 농악단으로는 유일한 남구농악단이 어르신과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에게 신명과 흥을 안겨주고 있어 화제다.
경로잔치에 참여, 농악을 연주하며 어르신들과 함께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것은 물론 찾는 사람이 없어 쓸쓸하기만 한 이들에게는 농악과 먹을거리가 어우러진 한마당 잔치를 열어 기쁨을 안겨주고 있는 것. 또한 남구 단위는 물론 대구시 단위의 행사, 미군부대 행사 등에도 참여해 농악을 선보여 전통 문화의 보급자와 문화사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남구농악단 단원은 25명. 2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40,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7대 3 정도. 남구 주민들 가운데 동네에서 농악을 해본 사람들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악단이 연주하는 악기는 꽹과리와 징, 장구와 북 등. 농악단은 날뫼북춤과 비산농악, 풍물 등을 주로 공연하고 있다. 공연시간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30분가량 걸린다.
남구농악단은 동네에서 활동하는 다른 농악단과는 그 실력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단원이 된 지 10년이 된 베테랑을 비롯해 단원들의 평균 활동경력이 5, 6년에 이르러 그 실력이 빼어나다는 것. 지난 6월 대구에서 열린 대구국악제에서는 풍물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제12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는 풍물부문 장려상을 받는 등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1998년 농악단 창단 때부터 활동한 이재숙(56·여) 단장은 농악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남구농악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대명6동 동네농악단에서 꽹과리와 장구를 쳤어요. 그러다가 남구농악단이 창단된다는 얘기를 듣고 단원이 됐지요. 대구국악제에서 대상을 받았을 때 단장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이 단장은 "홀몸어르신들을 찾아 수제비를 대접해 드리고 농악 공연을 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며 "2, 3년 전 고령에 있는 사할린에서 귀국한 어르신들이 계신 복지시설을 찾아 공연을 하고 떡과 고기를 대접한 것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 했다. "농악단 단원들에게 보수가 주어지지 않지만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단원 모두가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남구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줘 단원들이 한층 힘이 납니다."
5년 전부터 농악단과 인연을 맺어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문구(35)씨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2호 날뫼북춤 이수자다. "학교 선배의 소개로 남구농악단을 알게 됐고 대덕문화전당 오디션을 거쳐 지도강사가 됐어요. 남구농악단은 그 실력도 실력이지만 신명에서는 가히 국보급이라 손꼽을만하지요. 단원들이 가진 기능도 훌륭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마음씨와 흥에서는 전국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농악단 단원들은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에 모여 하루 2, 3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 큰 경연대회를 앞두고는 3, 4개월 전부터 매일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 창단 멤버이자 단장을 지내고 고문을 맡고 있는 이미숙(55·여)씨는 "초기에는 실력이 모자라 나름대로 고생도 했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춘 농악단이 돼 흐뭇하다"고 했다. "올해 정월 대보름에 신천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 때 공연을 하면서 정말로 신명이 났지요. 달집태우기를 하면서 불똥이 튀어 옷에 구멍이 나는 줄도 모르고 공연에 열중했어요. 그 자리에 모인 2천, 3천여명의 주민들에게 기쁨을 드린다는 생각에 공연을 하는 저희들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1년 전 단원이 된 김정길(48)씨는 달집태우기 때 농악단이 공연하는 것을 보고 입단했다. "신명나는 공연을 보고 저도 단원이 되고 싶었어요. 동네에서는 15년 정도 농악을 했지만 여기에 와 보니 그 실력이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더군요. 실력이 많이 늘어난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남성 단원들은 악기와 장비 운반과 보디가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빈(54)씨는 "공연을 하며 저도 기분이 좋고, 공연을 보시고 듣는 분들도 기분이 좋아지니 일석이조"라며 "전국 대회에서 농악단이 최고상을 받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 흥과 신명을 계속 안겨드리는 게 농악단 단원 모두의 희망이자 목표"라고 했다. 문의 대구남구대덕문화전당, 053)622-0703.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이재숙(단장·꽹과리)
이남선(총무·북)
김정아(감사·북)
이미숙(고문·북)
신영숙(북) 강예순(장구) 허명자(징) 권금옥(장구) 박영순(징) 하계선(북) 이말선(장구) 이옥희(북) 한승용(북) 권재순(북) 이옥자(북) 서일화(북) 김영식(북) 임영순(북) 이숙정(장구) 김정길(북) 민현숙(북) 손보헌(북) 김용빈(북) 지용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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