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빈내항 복원사업 수질은 뒷전

포항시가 동빈내항 복원사업을 '선-개발, 후-수질개선'으로 추진키로 하고 12일 동빈부두 정비공사 기공식을 가져 현재의 동빈내항 오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2010년까지 사업비 1천170억원을 들여 물길이 막힌 내항 안쪽인 송도교에서 해도동과 형산강 하구까지 1.3㎞ 구간을 폭 18~30m, 깊이 2m의 '미니운하'로 건설할 계획이다. 운하에 유람선과 보트가 뜨고 주변은 공원과 호텔, 콘도, 아파트 단지(면적 51만㎡) 등으로 개발해 포항을 해양관광도시로 변모시킨다는 것.

그러나 포항시의 이 같은 복원사업은 오염된 동빈내항의 수질개선과 병행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북부해수욕장과 동빈내항, 죽도시장 일대는 우·오수관의 분리 시설 미비로 상당수 생활오수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이 일대 칠성· 송도·양학 등 6개 천수문은 비가 오면 동빈내항, 죽도시장 등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수문을 열어 칠성천과 양학천에서 나오는 생활오수를 바다로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동빈내항 복원사업은 포항시가 영일만항 정화사업으로 국비와 도·시비 358억원을 들여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시행한 오염해역 준설작업의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감사원은 1995년 9월 감사에서 '바다로 방류되는 생활오수 등 육상오염 차단 대책을 세우지 않은 영일만항 오염해역 준설작업은 실효성이 없는 정책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복덕 포항시의원은 지난 10일 의정질문에서 "동빈내항 바다 속을 수중 촬영한 결과 오염된 퇴적오니 뻘층이 1m 넘게 쌓여 있는 마당에 단순히 물길을 튼다고 맑은 물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는 동빈내항 복원사업이 오염된 수질로 인해 오히려 애물단지가 된다는 지적을 수 차례 했으나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동빈내항의 수질오염은 생활하수가 주 원인이며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이 일대 우·오수관 분리 시설 설치 등 육상오염 방지사업 실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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