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찾은 대구 북구 산격동 대구종합유통단지내 섬유제품관(텍스빌). 섬유제품관이라는 이름과 달리 2·3층은 대부분 가구점이 입점해 있었다. 1층에는 섬유관련 점포가 입점해 있지만 대부분 침구류 업체들이었다. 원단, 원사업체는 찾기 힘들었다. 침구류 점포 사이로 위치한 전자제품과 주방용품, 잡화점 등은 '섬유제품관'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했다.
대구가 유통단지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조성했던 섬유제품관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대구종합유통단지는 10여년 전 개장 초기 썰렁했던 모습과 달리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지만 섬유제품관만은 대구시와 입주상인들의 기대와 달리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섬유제품관은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7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700여개 점포로 개점했지만 현재 미점포가 66개에 이르고 있다. 입점한 섬유관련업체도 700개 점포 중 139개로 19%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1992년 분양 당시 대구시가 원단, 커튼, 침구류 등으로 업종을 제한했기 때문. 하지만 지역 섬유산업이 쇠퇴함에 따라 섬유관련 점포의 입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입점한 섬유업종은 이불과 커튼 등 침구류가 대부분이며, 원단과 원사 점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섬유제품관 측은 고육지책으로 2·3층 매장에 가구점을 입점시켰다. 대구시가 지난 2003년 가구점 입점은 승인해줬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섬유제품관을 살리기 위해서는 업종제한이 풀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류도 섬유제품이기 때문에 의류를 팔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특히 섬유제품관과 일반의류관(올브랜아울렛 입점)을 전문패션관 1, 2로 지정해 의류, 주얼리, 안경 등 패션종합 쇼핑몰로 바꾸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수본 섬유제품관조합 이사장은 "대구시가 섬유제품관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섬유제품관이 전문패션관으로 업종제한이 풀리면 대구종합유통단지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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