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날씨는 춥지만 크리스마스, 연말, 눈, 겨울 레포츠 등으로 마음은 들뜨기 일쑤다. 겨울이라 해서 '감기 말고 조심해야 할 게 뭐 있겠나' 싶지만 방심하다간 '큰코'다친다. 추운 날씨 탓에 몸이 굳고 움츠러져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골절·타박상을 입기 쉽고, 동상에 걸리는 경우도 적잖다. 겨울철 스포츠의 '백미'인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러 갔다가 골절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 탓에 피부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리미리 건강을 챙기고 조심하는 게 상책. 그렇다면 겨울철 건강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동상·저체온증·낙상과 골절 및 피부 관리 등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동상요? 군대 있을 때 말고는 걸린 적 없어요~"
겨울이 돼도 동상을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상에 걸릴 경우가 많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상은 쉽게 생각하고 넘길 질환이 아니다. 일상 생활, 취미 활동을 하다가도 언제든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 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상의 종류도 의외로 다양하다. 그렇다면 동상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동상, 왜 걸리나
동상은 추운 곳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거나 무리한 등산으로 추위에 오래 노출된 상태에서 피로가 겹칠 때 잘 생긴다. 물론 술에 취한 상태나 추위에 대한 대비 없이 야외에서 잘 때 동상에 걸린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실제 캐나다 연구진이 12년간 동상의 원인을 추적한 뒤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음주'를 지목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노숙자, 고령자, 과거 동상 병력자가 동상에 걸리기 쉽고, 상처 감염, 동맥경화, 당뇨병, 흡연 등도 동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상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생길 수 있는데 영하 10℃ 이하의 날씨에 바람까지 불 경우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어떻게 진행되나
인체가 찬 기운에 노출되면 인체 조직 안에 작은 얼음 알갱이가 형성되고 세포 탈수와 단백질 변성, 세포 내 투과성 이상, 모세혈관 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상태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면 세포가 부풀고 적혈구와 혈소판이 엉기면서 조직이 붓고 물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엔 혈액 순환 장애까지 발생해 조직이 괴사되기도 한다. 동상에 흔히 걸리는 부위는 찬 기운에 노출되기 쉬운 얼굴, 귀, 손·발가락 등이다.
◆동상에도 단계가 있다
동상도 화상처럼 경중에 따라 분류되는데 1~4도 등 4단계가 있다. 1도 동상은 피부 표피층이 손상되는 경우로, 홍반, 부종,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을 보인다. 2도 동상은 홍반, 부종과 함께 물집이 생기는 단계로 추위에 노출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면서 물집이 생긴다. 3, 4도 동상에 걸리면 조직이 괴사되는데, 이 경우엔 괴사 부위를 도려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동상에는 '동상'만 있는 게 아니다
흔히 말하는 동상은 동상의 몇 가지 종류를 총칭해 부르는 말이다. 실제 동상은 의학적으로 동창과 참호족, 동상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 중 동창이 가장 흔하고, 동상이 가장 심각하다.
▷동창=추운 날씨에 노출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고 붓는 질병이다.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기고 곪기도 한다. 동창에 걸리면 먼저 팔·다리를 꼭 죄고 있는 옷이나 신발을 천천히 벗긴 뒤 따뜻한 물(37~40℃)에 재빨리 담그고 따뜻한 방안에서 몸을 녹여줘야 한다. 그런 다음 동창 부위를 잘 씻은 뒤 말려주면 된다. 그러나 몸을 녹이기 위해 너무 뜨거운 물이나 불을 사용하고 손상 부위를 심하게 주무르거나 비비면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동창이 생긴 부위가 발이라면 걸어선 안 된다.
▷참호족=군 복무 중 참호에서 오랫동안 보초를 설 때 많이 발생해 붙여진 이름이다. 추운 곳에 오래 서 있거나 차가운 물 속에 장시간 발을 담그고 일할 때 잘 생긴다. 발의 감각이 마비되고 걸으면 아프다. 이런 상태에서 발을 녹이기 위해 따뜻하게 하면 피부가 붉어지면서 물집이 생기고, 통증도 매우 심해진다. 물집이 생길 경우 터뜨려선 안 된다. 가벼운 증상의 경우 4, 5일 정도 지나면 통증이 서서히 숙지지만 심한 경우는 2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동상=영하의 기온에 오랜 시간 노출될 때 몸의 조직이 얼어붙으면서 생기는 손상이다. 특히 겨울에 높은 산을 오르거나 높은 곳에서 일하는 경우, 추운 곳에 오래 서 있을 때 많이 생긴다. 동상에 걸린 부위는 차고 창백해지며 딱딱한 나무를 만지는 느낌이 든다. 따뜻하게 해 주면 동상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충혈이 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10여일 뒤부터 회복되기 시작하지만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응급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지만 심하지 않을 땐 동상 부위를 잘 관리하면 서서히 회복된다. 보통 동상 부위를 따뜻하게 하고 붕산연고 등을 바르면 1, 2주 뒤에 낫는다. 팔·다리를 이불 등에 올려 놓으면 동상 부위가 붓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통증이 있으면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상 부위에 물집이 심하게 생기거나 피부색이 검게 변하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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