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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보엠' 2가지 형식으로 즐기기

▲무대와 조명 등이 갖춰진 그랜드오페라
▲무대와 조명 등이 갖춰진 그랜드오페라 '라 보엠'.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헨델의 '메시아',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

이 4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연장을 자주 찾는 이들이라면 연말 공연 시장의 단골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것이다. 흥행성이 담보됐다는 것과 극의 배경이 크리스마스라는 점으로 인해 연말 공연시장을 이끌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 중 오페라 라 보엠을 미리 살펴봤다. 오페라 특성상 내용을 미리 알고 있으면 감동과 이해도 역시 배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 대구에선 그랜드오페라(화려하고 규모가 큰 오페라)와 살롱오페라(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없는 오페라)로 형식을 달리한 라 보엠 두 편이 무대에 올려진다. 각각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우봉아트홀이 기획했다.

◆그랜드오페라 라 보엠

무대와 의상, 조명 등이 완벽히 갖춰져 극적 몰입도와 그랜드 오페라의 품격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오페라하우스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군악대 등을 섭외해 120여명의 연주자를 구성했다. 대구오페라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영남대학교 합창단, 어린이뮤지컬 합창단, 육군 제2작전사령부 군악대 등 주역들의 소리를 받쳐줄 음악에 공을 들였다. 특히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토스카에서 스카르피아역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한명원이 마르첼로를 맡아 열연한다. 토스카 공연 당시 중·저음의 바리톤 한명원이 뿜어내는 성량에 일반 대중 뿐만 아니라 음악인들 역시 기립박수로 그의 진가를 인정했다. ▶공연안내=24일 오후 7시 30분, 25일 오후 5시/대구오페라하우스/5만~1만원/053)666-6000.

◆살롱오페라 라 보엠

그랜드 오페라의 무게감을 벗어나 솔리스트와 함께 호흡하며 극에 몰입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우봉아트홀은 피아노 한 대와 주역배우 7명으로 오페라 라 보엠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살롱오페라는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없어 성악가들에겐 엄청난 부담을 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최근 국립오페라단이 자존심을 걸고 무대에 올린 적이 있을 정도로 관중들의 몰입도는 높다. 살롱오페라의 가장 큰 장점은 주역들의 연기와 노래, 성량 등을 최대한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가상세계가 아닌 미미의 죽음과 로돌프의 젊은 영혼을 함께 공감할 수 있다. 특히 라 보엠은 토스카 등 극적사건으로 전개되는 오페라와 달리 인물의 캐릭터가 중심인 작품이어 가까이서 극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작품이다. ▶공연안내=18일, 19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4시, 7시 30분/우봉아트홀/053)472-9947.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라 보엠(La Boheme)은?=연말 대표 오페라인 라 보엠은 보헤미안 기질이란 뜻인 '보엠'에서 알 수 있듯이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젊음, 죽음 등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 작곡가 푸치니가 가난한 밀라노 생활에서 터득한 삶의 방식을 담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훗날 나 다시 깨닫기를 바라네. 비록 아팠을지라도 내가 간직한 그 사랑으로 인해 내 삶은 아름다웠고 또 충분히 행복했노라고. 나는 운명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나의 운명은 바로 그대이기 때문에, 나는 어떤 세계도 필요로 하지 않아요. 나의 세계는 모두 아름다운 당신에게 있으므로' -폐병에 걸린 미미가 죽음을 맞으면서 애인인 로돌프에게 남긴 레치타티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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