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38)씨는 한 달 전부터 나타난 왼쪽 눈 밑 근육 떨림 증상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처음엔 가끔 '툭툭' 뛰거나 '실룩'거리다 말았지만 지금은 시도 때도 없이 떨리는 것. '피곤해서 그렇겠지', '곧 괜찮아지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이 계속되면서 '혹시 눈이나 신경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 지'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거의 하루종일 눈 아래 근육이 실룩거려 불편한 것도 있지만 집중하기도 힘들다"며 "좀 쉬면 나아질까 해서 잠도 푹 자 봤지만 별 도움이 안 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파르르르르'. 눈밑 떨림.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증상이다. 보통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불안해하는 사람도 적잖다. 불쾌한 느낌뿐만 아니라 거울을 통해서도 '툭툭' 뛰거나 '파르르' 떨리는 증상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 또 증상이 지속될 경우엔 '혹시 몸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 지' 걱정하기도 한다. '놔두면 괜찮아지는지' 아니면 '병원에 가야하는지' 고민스러운 것. 눈밑 근육 및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 과연 정체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눈밑 떨림의 정체와 원인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쪽 눈 아래 근육이나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이다. 이를 꼭 집어 정의할 만한 병명도, 정확히 밝혀진 원인도 없다. 보통 미오키미아(myokimia), 즉 근 파동증으로 불리는데, 안검 떨림이라 하기도 한다. 과로나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피로하거나 긴장·불안할 때 많이 나타난다. 무리한 운동이나 커피, 드링크류 등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 니코틴(담배), 항히스타민제 등의 섭취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하지만 원인이라기 보다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한빛안과 김종욱 원장은 "눈밑 떨림은 발이나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눈 뿐만 아니라 팔, 다리 등 어떤 근육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근육의 일시적인 혈류 장애로 인한 작은 수축·이완 현상으로 보면 된다"며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피로 등 현대인의 생활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은 물론 커피 등 카페인 섭취 및 담배를 끊거나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증상
보통 눈밑 근육이 실룩거리지만 눈꺼풀이 떨리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단순 떨림은 증상이 나타나도 며칠 이내에 사라질 때가 많지만 증상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등 반복되는 경우도 적잖다. 심하면 한달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위·아래 눈꺼풀이 떨리면서 눈물이 골고루 퍼지지 못해 눈의 건조감, 피로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증상이 계속되면 불편하고 신경이 쓰여 자주 찡그리게 되고 이때문에 일시적으로 표정이나 인상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거나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면 신경과를 찾아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한쪽 눈밑 떨림 증상이 악화되면서 양쪽 눈꺼풀 떨림(안검경련), 입가 등 얼굴 다른 부위 근육(안면경련)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의들의 얘기다.
오희종 오희종신경내과 원장은 "일시적인 눈밑 떨림과 안검경련, 안면경련은 각각 원인과 증상이 다른 병이기 때문에 확대될 수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실제 안면경련은 귀 뒷쪽으로 흐르는 혈관이 신경을 건드릴 경우 신경이 자극을 받아 떨리게 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이렇다할 치료 방법도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크게 걱정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 과중한 업무나 스트레스, 피로 등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휴식을 취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증상이 없어진다. 충분한 휴식과 안정과 함께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초기엔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보통 몇 주내 좋아지지만 증상이 한달 이상 지속되거나 양쪽에 모두 나타나면 보톡스 주사 요법으로 신경을 마비시키는 방법도 있다.
김종욱 원장은 "대부분 한달 내에 회복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증상이 지속되고 인공눈물, 보톡스 주사 등으로도 낫지 않는 경우 눈 주위 근육을 자르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희종 원장은 "단순한 눈밑 떨림이 아니라 입술까지 떨린다(안면경련)면 보톡스 주사 요법이나 혈관과 신경 사이에 쿠션이나 스펀지를 넣는 시술을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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