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고생 겨울방학 공부 이렇게

대부분 중·고교들이 이번 주에 기말시험을 끝낸다. 기말시험이 끝나는 시점부터 다음해 2월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은 다음 학년의 공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이다. 하지만 방학을 성적 향상의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강행군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중과 휴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방학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켜 학습의욕과 활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학습계획과 공부 방식, 학원 공부의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교과서 정리와 취약과목 보충하라

대부분 학생들은 방학 동안 보충수업이나 학원 수업을 통해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공부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방학 동안에 공부의 기본인 교과서를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방학 동안 모든 과목을 다 정리하겠다는 욕심도 무리지만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을 한 곳만 정해놓고 특정 과목만 공부해 일찌감치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영·수는 기본적으로 꾸준히 공부하면서 탐구 과목 중 취약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과 건강관리

'공부=체력'이란 말이 있다. 특히 대입시 공부는 마라톤과 같다. 따라서 마지막 순간까지 한결같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패의 주된 관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방학 동안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공부를 해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방학 동안 적어도 하루 30분, 일주일에 3, 4회 정도라도 스트레칭이나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등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에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은 이번 방학을 계기로 꼭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이 성적이 좋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과외 공부는 신중하게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방학 동안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통해 취약한 과목을 공략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학원 수업과 과외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몸만 바쁘고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해마다 방학이면 학원에서 거의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듣는 수업에 몰두하다 보면 수박 겉 핥기가 되기 쉽고 스스로 다질 시간이 없어 아는 것 같지만 막상 문제를 대하면 풀 수가 없다. 가능하면 학교 수업을 통해 해결하되 학원에 가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한두 과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기간에는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원을 선택할 때 '입소문'이 난 곳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하고 수강생들이 많은 곳은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이란 짐작과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남에게 좋은 학원이 자신에게도 그대로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나름의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학원을 선택할 때는 다음의 기준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자신의 학력 수준과 듣고자 하는 강좌의 수준이 맞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둘째, 학원까지 오가는 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무리한 학원 수강은 득보다는 시간 낭비와 피로의 누적 때문에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셋째, 일정기간 듣고 난 다음 그 생산성을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별 도움이 안 되면서 친구 때문에 혹은 집에서의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계속 학원에 나가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능 영역별 대비전략

▷수학=모든 교과가 다 그렇지만 특히 수학은 한 단원의 기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서 응용문제로 그 내용을 깊이 있게 다지고 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만 소홀히 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많은 수험생들이 현재 배우고 있는 과정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충분한 연습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된다. 대부분 수학 교사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중학과정, 중학생 때 고교 10-가, 나를 배운다고 해서 나중에 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영어=영어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이해할 수 있는 교양과 배경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해석은 하는데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고득점을 위해서는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언어 영역에 적용되는 풀이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 어휘 실력과 독해 능력이 없으면 고급영문의 해석과 이해도 어렵다. 방학 동안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림직하다. 그런 다음 영어로 된 동화나 소설, 전기를 읽는 것이 좋다. 듣기가 약한 학생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중학생은 교과서를 통째 암기해 보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언어, 탐구=방학 동안 고액의 논술, 철학, 독서지도 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어린이와 중·고생을 상대로 철학 강의와 독서 지도를 하는 경우 나이와 지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과 딱딱한 논리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정도가 지나치면 독서가 주는 재미를 잃기 쉽다. 초·중학생의 경우 논리보다는 작품을 통한 감수성과 직관력, 상상력의 배양에 힘쓰는 것이 나중을 위해 훨씬 도움이 된다. 많은 작품을 읽고 바탕 지식을 쌓은 다음 논리적 훈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글 쓰는 요령에 앞서 많이 읽어야 한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쌓게 되면 글쓰기 요령은 쉽게 배울 수 있다.

논구술 고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시사적인 쟁점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사회과목의 다양한 기본 개념들을 먼저 이해하고 나서 그 내용을 현실 문제와 접목시켜 사고하는 훈련이 논술과 심층면접에 가장 바람직한 대비책이다.

과학의 경우 일부 학원에서 중학교 때부터 영재학교나 특목고를 목표로 어려운 과정을 미리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들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따라가지 못할 경우 흥미와 학습의욕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학원에서는 심층면접에 대비한다며 대학 과정의 어려운 내용을 가르치기도 한다. 지금까지 여러 대학에서 출제된 과학과목의 기출문제를 검토해 보면 고교 과정을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교과서의 기본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이에 바탕해서 심화학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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