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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몹쓸 마법'에 걸린 호날두

축구 선수로서는 최고의 영광인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가 되면서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호날두도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날두는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 1위를 차지하며 팀을 2관왕으로 이끌어 내년 1월 초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호날두는 이에 앞서 유럽 최우수 선수인 발롱드르 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상을 모조리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호날두의 최근 경기력은 그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호날두는 최근 리그 경기에서 상대 팀 수비수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며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 돌파와 높은 골 결정력이 무뎌지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달 15일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이후 네경기째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다.

핵심 선수인 호날두가 부진하자 선두 경쟁에 불을 붙이려는 맨유의 기세도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아스톤 빌라와 0대0으로 비긴 후 3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지역 라이벌전에서는 웨인 루니의 골로 1대0으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이달 7일 선더랜드 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의 골로 1대0으로 겨우 이겼고 14일 토튼햄 전에서는 다시 0대0, 무승부를 기록해야만 했다. 호날두는 토튼햄 전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상대 수비수 마이클 도슨을 걷어찬 행위로 인해 징계를 받을 상황에 처했다.

다른 '올해의 선수'들도 부진의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7년 수상자인 카카(브라질)는 수상 이후 소속 팀인 AC밀란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빛이 바랬다. AC밀란은 주전 선수들이 노쇠화 기미를 보이면서 과거의 위용을 잃고 있고 올 시즌도 리그 4위에 머물면서 카카의 플레이는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2006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는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의 핵이지만 이 팀은 올 시즌 수비에 구멍이 뚫리면서 리그 6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2004년과 2005년 연속으로 올해의 선수의 영광을 안은 호나우디뉴(브라질)는 이후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다 FC바르셀로나에서 방출돼 현재 AC밀란에서 예전 기량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함께 유이하게 3차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호나우두(브라질)는 부상과 나태함으로 굴곡진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고국의 코린티안스로 돌아가 선수 생활의 말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최근 리그 경기에서 호날두의 부진으로 주춤거린 맨유는 일본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 대회에 참가, 18일 오후 7시30분 요코하마에서 감바 오사카와 준결승전을 갖는다. 맨유에서 100회째 공식 경기를 소화하며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는 박지성은 한때 몸담았던 일본 무대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펼치게 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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