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건보공단은 불황에도 돈이 남아도나

"돈이 남아돕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본부가 수백만원짜리 홍보성 건강보험 세미나를 개최하려다 '낭비성 행사'라는 지적을 받고 부랴부랴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행사를 반대하고 나선 쪽은 다름 아닌 이날 참석 예정자들이었다.

건보공단 대구본부는 17일 오후 2~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건강보험 현안 사업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홍보하는 세미나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시작도 전에 참석 예정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공단 측이 이날 참석하기로 한 시민·소비자 단체 관계자 120여명에게 1인당 5만원의 참석비를 지급하겠다고 미리 친절하게(?) 알려준 게 화근이었다. 참석 예정자들은 "세미나 참석하는데 웬 수당이냐. 돈으로 청중을 동원하는 행사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며 참석비 수령을 거부했다.

공단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 예산은 모두 700만원으로 이중 기념품과 행사장 임대료를 제외한 600만원이 청중들을 위한 참석수당으로 배정돼 있었던 것.

여기에다 세미나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일면서 대구소비자연대와 대구YMCA, 녹색소비자연대, 주부교실 대구지부 등 4개 소비자 단체가 참석을 거부하며 부당함을 지적했다.

대구소비자연맹 임경희 회장은 "행사 프로그램을 보면 50분짜리 강의 2회와 질의 응답시간 30여분이 전부"라며 "시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로 행사장 객석이나 채운다는 건 혀를 찰 노릇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단 건강지원부 이종만 차장은 "건강보험공단 본부 차원에서 사전에 계획됐고, 건강상담과 출산모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알리기 위해 처음 마련한 행사"라며 "참석자들의 오해로 행사를 취소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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