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工高생 서울대 보내기 프로젝트' 결실 맺었다

▲ 경북공고 3학년 송정훈(가운데)군이 전문계고생으로는 드물게 서울대에 합격했다. 왼쪽은 송군의 수학을 개별지도했던 김중군 교사, 오른쪽은 영어를 개별지도했던 박은희 교사. 경북공고 제공
▲ 경북공고 3학년 송정훈(가운데)군이 전문계고생으로는 드물게 서울대에 합격했다. 왼쪽은 송군의 수학을 개별지도했던 김중군 교사, 오른쪽은 영어를 개별지도했던 박은희 교사. 경북공고 제공

전문계고 학생이 서울대 입학 관문을 뚫었다. 주인공은 대구 경북공고 3학년 송정훈(18)군. 송군은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기계항공공학부를 지원, 지난 12일 합격 통보를 받았다. 대구경북에서 전문계고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은 최근 10년 내 처음이며 경북공고가 1955년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경사다.

송군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은 학교 측의 전략적 지원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른바 '송정훈군 서울대생 만들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송군이 인근 경구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5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구중으로부터 송군이 전교 1, 2등을 다투는 우등생인데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경북공고로 진학하려고 한다는 상담이 들어왔다.

당시 경북공고 측은 송군을 취업시키기에는 너무 아까운 재목이라 여기고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잡았다. 서울대 전형을 분석해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 이후 학교 측은 송군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영어와 수학 등 주요 과목은 방과 후에 담당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지도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송군에게 교사들은 3년 동안 수당 한푼 받지 않고 개인과외를 해줬다. 또 방송실을 송군이 개인 독서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학금 지급은 물론 급식비와 생활비, 각종 교재 구입비 등을 일체 지원해줬다.

이런 지원 속에 송군은 3년 내내 전 과목에서 전교 1등을 하는 등 내신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1학년 때 2학년 과정을, 2학년 때 3학년 과정을 독학으로 선행 학습한 송군은 "3학년 때는 수능에 대비해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면서 실전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경북공고 여정동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인문 교과와 전문 교과를 50대 50으로 배정하는 절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다 대학 진학을 위한 진로상담소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전문계고 학생들도 일류대학 진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했다.

경북공업교육재단은 4년 동안 송군의 대학 등록금과 숙식비 등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