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16일 발표한 '2009년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는 내년 국내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고했다. 완성차가 기침을 하면 관련 부품업체들은 독감에 걸리기 마련. 이 때문에 대구경북의 주력업종이 자동차부품산업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내년 국내 자동차 생산·수출·내수 모두 줄 전망
협회는 내년 우리나라 국내시장 자동차 판매가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하락,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자동차 할부금융 경색 등으로 올해보다 8.7% 감소한 10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121만9천대로 정점에 이른 뒤 올해와 내년 두 해 연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엔 판매 감소폭이 올해(5.7%)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수출도 가파른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량은 255만대로 전망돼 올해(270만대 추정)보다 5.6% 줄어든 수치다. 전통적인 수출시장인 서유럽(-17.7%)과 미국(-11.6%) 시장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올해 판매 증가세를 보였던 동유럽(10.4%→-3.5%), 중남미(4.1%→-2.3%)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중동(3.1%)과 아시아(1.7%) 시장을 빼곤 모든 시장에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량 역시 연간 360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08만6천대를 기록해 400만대를 넘어섰던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올해 385만대, 내년 360만대로 2년 연속 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6.9% 늘어나 7만5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엔 올해보다 6.7%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경차와 소형차는 그나마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경차 내수 판매량은 136만대로 올해보다 0.2% 늘어날 전망이다. 경차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5.5%)와 올해(14.2%)에 이어 내년엔 15.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소형차 내수 판매 규모는 내년에는 20만6천대로 올해보다 4.5% 줄어 들지만 감소폭은 전체 내수시장 감소폭보다 작은 편이다.
◆지역 부품업계 위기 직면
내년 국내 자동차 생산·수출·내수 모두가 줄어들면 대구 경북의 자동차 부품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매출액과 종사자수 기준으로 지역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 부품업체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 및 내수 만매 부진으로 국내 완성차업체들 중에는 이미 공장 가동 중단과 근무시간 축소,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매각등의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지역 차부품업체들도 막바로 '영향권'에 들어와 일부 생산라인을 아예 멈추거나 야근과 주말 특근 등을 중단하며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업계는 이번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완성차의 종속적 위치에 있는 부품업체들은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실정이다.
달성공단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임원은 "이미 감산을 통해 생산량을 줄인 것은 물론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해 훈련 등을 하면서 일단은 '버텨보기'를 하고 이후에는 완성차 업계의 경기 상황에 따라 내년도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2, 3차 협력업체들은 타격을 더 받고 있다. 이미 비정규직과 계약 해지를 하는 등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했거나 준비중인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조만간 부도 내지 폐업의 공포가 현실로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감산으로 철강과 주물, 기계업계에도 연쇄적인 감산은 물론 구조조정이 불가피 한 실정이다.
박철휴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메카트로닉스부품산업화센터장은 "국내외 자동차산업의 여건 좋지 않아 지역부품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나 현실적으로 특별한 대책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과 함께 어려울때 일수록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신소재 및 전장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김용현 박사는 "한·미 FTA뿐만 아니라 한·EU FTA 체결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인도와 중동 등 시장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지역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원가 절감 노력 강화, 기술의 융합화 증대, 모듈화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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