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밖으로 무수히 별이 진다 한겨울 시린 풍문 낮달 되어 걸리고 우리들 푸른 감성의
먼 바다여 파도여
아직 살아 남은 우리들 여기서 울고 그때 그 눈물 속으로 살아 피는 파문이여 죽어서 타고 남은 뼈, 뼛속에서 꽃은 온다
누군가 떨구고 간 한숨은 모여 강물이 된다 빛나는 것, 빛나지 않는 것 거리 없이 내던지고 날빛 선 눈보라 곁에 아득한 땅 길을 연다
자꾸 두꺼운 옷을 껴입어선가요. 겨울이면 감성의 그늘도 짙어집니다. 그런 감성으로 하나하나 불러내는 그리움의 심상들. 별과 낮달, 바다와 파도, 눈물과 꽃, 한숨과 강물, 눈보라와 길이 연이어 얼리고 부딪칩니다. 출렁거리는, 상념과 풍경의 결합인 게지요.
물감을 마구 짓뭉개 놓은 추상의 화폭을 떠올려도 좋습니다. 감성의 물감은 의식의 안팎을 칠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풀어집니다. 풀어지면서 의외의 감성을 낳고, 그 감성이 또 새로운 물감을 칠하기도 하지요.
그리움은 언제나 그렇습니다. 별인가 하면 낮달이고, 눈물인가 하면 한숨이죠. 강물인가 싶다가도 눈보라로 휘날리는가 하면, 타고 남은 뼛속에서 느닷없는 꽃으로 되살아 오기도 합니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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