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에 번개팅 바람이 불고 있다. '문화게릴라운동'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으로 즉흥적인 음악회가 이어지고 있다.
번개콘서트는 이름처럼 콘서트가 열리기 3시간 전쯤 공연소식이 알려진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긴급 전통이 전달된다. 3시간 후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콘서트장으로 모여든다. 삽시간에 40~100명 정도 모인다. 일을 하다 혹은 집안에서 뒹굴다 문자를 받은 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콘서트장으로 들어선다. 회비는 달랑 1만원. 주머니가 가벼워 행복하고 갑작스런 호출에 설렌다. 갑작스런 '콘서트 콜'에 행복하다는 이들은 어느새 번개콘서트에 중독돼 있다.
번개팅을 이끄는 주인공은 코미디언 전유성과 디자이너 최복호씨다. 이들은 삽시간에 콘서트를 알리고 삽시간에 콘서트를 치러낸다. 전체 걸리는 시간은 대여섯 시간. 콘서트 주인공들은 대중음악인이다. 최근에는 서수남 조영남 김도향 양병집 등이 번개콘서트를 가졌다. 몇번 없었지만 번개팅을 애타게 기다리는 광 팬은 어느새 100명이 훌쩍 넘었다. 의사도 있고 기업가도 있고 교수도 있다. 이들은 주말 오후에 긴급하게 울리는 문자메시지에 조금은 중독돼 있다. 습관처럼 주말이면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이들은 게릴라 콘서트 소식이 날아오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이기혁 현대장식 부사장은 "지난 6일 갑작스런 콘서트 콜을 받고 정말 행복했다. 예정된 공연보다 번개콘서트는 공연장에 간다기보다는 친한 친구집에 놀러가는 기분이다" 며 정형화된 콘서트보다 더욱 마음 설레고 편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과 같이 갈 수 있고 교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별장을 하나 덤으로 얻은 것 같다"면서 "아름다운 전원에서 그림도 보고 공연도 보고 더구나 싼 값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 놓치고 싶지 않다"고 소개했다.
게릴라콘서트는 무대도 필요없고 마이크만 있으면 된다. 저녁은 간단하게 때운다.
여준규 산부인과 의사는 "급 타진된 게릴라음악회의 통보는 나를 당혹하게 하지만 문화게릴라운동이 주는 행복감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며 "우리가 삶에서 지치고 피곤할 때 위로해 줄 프로그램이 없는 현실에서 콘서트 콜이 들어오면 행복하다"고 했다.
번개팅의 한 축인 최복호씨는 " 갑작스런 전유성씨의 콘서트 소식을 받고 번개를 쳤다. 2시간 만에 36명이 함께했는데 번개 음악회에 참석한 그들은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외로운 삶, 지친 삶을 사는 이들에게 문화란 코드로 함께 소통하는 중개인이 되고싶다"고 했다.
지난 11월 서수남 조영남 콘서트를 비롯해 24일에는 김도향의 빤짝음악회, 그리고 지난 6일에는 타박네의 양병집의 번개음악회가 열렸다. 번개팅은 아니지만 20일에는 '편지'의 주인공 임창제(최복호패션연구소), 23일에는 남궁옥분(니가 쏘다쩨)의 공연이 있다. 문의 010-3501-4003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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