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FTA 비준안 상정 '몸싸움 격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가 18일 오후로 예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가 오전부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비준동의안을 반드시 상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상정 자체를 실력저지하겠다고 맞서 국회 본청 403호 외통위 회의실은 아침부터 여야 의원과 당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회의장 기습 점거를 막기 위해 전날 자정까지 의원과 보좌진 30여명을 배치해 회의장을 지킨 데 이어 이날 아침에도 6시 30분쯤부터 의원 6명이 회의장에 들어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회의장 선점 사실을 알고 당초 예정된 의원총회까지 생략한 채 원혜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의원과 당직자 150여명이 4층 회의실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과 국회 경위들은 한나라당 소속 박진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을 이유로 들어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장 입장을 원천 봉쇄했고, 민주당이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과 당직자 200여명이 뒤엉킨 채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소란한 상황이 계속됐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질서유지권은 회의가 시작된 후에 발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회의 시작 전에 막으면 안 된다"고 항의하면서 외통위원조차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회의장 정문을 통한 입장이 제지당하자 옆문으로 이동해 경위들을 옆으로 밀어붙인 뒤 정과 망치를 동원해 개문을 시도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은 질서유지권의 적법성에 대한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김형오 국회의장실을 방문했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또 외통위 개회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이날 새벽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 자택에 의원들을 급파했으나 이미 두 사람이 자택을 비운 뒤였다.

민주노동당도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 10여명이 4층 회의장 앞에 몰려와 의원들의 출입 금지 조치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비준동의안은 사회적 갈등이 오래 지속됐고 사회적 비용도 너무 많이 지불됐다"며 "오늘 상정은 시간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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