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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비밀]인도네시아와 커피

세계 4위의 커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총 1만3천677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13개 섬에서 커피가 재배되고 있다. 현지인들은 '많은 섬들의 나라'라는 뜻인 '누산타라'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역사는 커피나무의 유출을 엄격히 막고있던 아랍에서 네덜란드인들이 빼내온 커피나무를 17세기 중엽 자바섬에 심으면서 시작됐다. 1877년 아시아권을 휩쓴 커피녹병으로 인해 아라비카종 커피나무가 거의 전멸하기에 이르자 저항력이 강한 로부스타종을 아프리카에서 들여와 현재는 로부스타종이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로부스타 원두는 갈색을 띠며, 외관이 불균일하고 둥글다. 흙냄새가 나고 쓴맛이 강하며 약간 구수한 맛을 느낄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커피의 종류와 생산지, 재배고도에 따라 수확시기가 달라 일년 내내 수확되고 있다. 아라비카종은 고지의 화산지역에서, 로부스타종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최고 재배지는 자바섬과 수마트라, 술라웨시, 플로어 지역이다. 자바는 미묘한 향과 함께 상대적으로 산도가 낮고 가벼우며 균형잡힌 맛의 커피를 생산한다. 전통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모카자바는 자바 커피와 예멘산 모카 커피를 혼합해 만든 것.

수마트라는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농도가 진해 커피 애호가들에게 특별히 인기가 있다. 만델링 원두는 보통보다 큰 편으로 갈색을 띠며 신맛과 쓴맛이 조화롭다. 세계에서 가장 진한 농도의 아라비카 원두로 불리기도 한다. 이 나라의 아라비카 원두는 대체로 진하며 초콜릿 풍미속에 신맛이 살아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커피인 코피 루왁의 원산지 중 하나이다. 루왁(긴꼬리 사향 고양이)과 팜시벳(사향고양이의 일종)이 따먹고 소화시킨 후 배설한 원두를 아침에 사람들이 주워 담는다. 이런 방법으로 생산되는 코피루왁은 희소성 때문에 고가로 판매된다.

커피의 운송수단이 대형 기선으로 바뀌기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소비지까지 커피를 범선으로 장시간 운송함으로써 커피의 맛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랜 항해로 인해 만들어진 조건과 동일하게 갓 생산한 신선한 커피원두를 1년 이상 오두막 집에 저장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묵혀진 원두는 또 다른 독창적인 맛을 지니기 때문에 '올드 자바'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대부분은 일반적인 자연건조법에 의해 가공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커피 등급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가공방법에 관계없이 공통 기준인 결점수에 따라 6가지로 나뉘며, 수출은 관례적으로 3등급까지만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커피 음용은 특별한 기구없이 큰 컵에 분쇄한 원두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커피 입자가 컵 바닥에 가라앉으면 마시기 시작한다.

김영중(영남대사회교육원 커피바리스타과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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