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창립 70주년 대구로타리클럽

▲ 지난 6월 말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로타리클럽 70주년 기념식 모습. 대구로타리클럽 제공
▲ 지난 6월 말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로타리클럽 70주년 기념식 모습. 대구로타리클럽 제공
▲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구로타리클럽은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로 활약하고 있다. 대구로타리클럽 제공
▲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구로타리클럽은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로 활약하고 있다. 대구로타리클럽 제공

일흔살을 일컫는 '고희(古稀)'.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난 요즘엔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됐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70세를 산다는 것은 매우 드물고, 귀한 일로 여겨졌다. 사람이 고희를 산다는 것도 그처럼 의의가 있을진대, 하물며 어려운 사람을 돕는 봉사단체가 70년을 꿋꿋하게 활동해 왔다는 것은 여러모로 뜻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구로타리클럽(회장 임익섭). 강산이 일곱번이나 바뀔 오랜 세월에 걸쳐 지역을 위해 발벗고 봉사하고 있는 단체다.

대구로타리클럽이 창립된 것은 1938년 5월.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대구 달성공원에 회원 28명(이 가운데 5명이 한국인)이 모여 첫발을 내디뎠다. 일제강점하란 암울한 시대상황을 딛고 탄생한 대구로타리클럽은 곧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일본이 국제로타리에서 탈퇴하면서 1940년 국내 3개 클럽(대구, 서울, 부산)이 같이 해체되고 만 것. 하지만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거대한 탑을 쌓는데 토대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38년부터 40년까지의 활동은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의 포연이 가시지 않았던 1953년 12월 대구로타리클럽은 다시 세워졌다. 전쟁으로 대구에 피란민들이 몰려들어 피란민 수용소, 고아원 등 구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수용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대구지역 기관장, 지도자, 유지들이 자연스럽게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모여 대구로타리클럽을 재건했다. 33명의 재건 창립 맴버들은 로타리의 소명인 전쟁과 분쟁 그리고 질병과 빈곤, 기아 등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고 실천하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동건 국제로타리 회장은 지난 6월 발간된 '대구로타리클럽 70년사'를 통해 "대구로타리클럽이 이룩한 6·25 전쟁 후 복구사업과 난민 구호봉사활동은 세계 로타리 역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없는 자랑스러운 기록"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1970년대 대구로타리클럽은 시각 장애자 개안수술, 클럽장학회 설립 등 후진 양성, 국내외 자매결연 사업, 농촌 자매마을 지원 등에 힘을 쏟았다. 또 의사가 없는 곳을 찾아 무료로 진료봉사를 하고 대학과 시립도서관 등에 도서를 기증한 것도 이 시기 눈에 띄는 사업들이었다. 80년대는 대구로타리클럽이 국제적으로 봉사실적을 인정받아 국제봉사우수클럽상, 국제로타리(RI) 75주년 기념사업활동상, 개인장학금 회원상 등 상복이 터진 시기였다.

90년대 이후부터 대구로타리클럽은 그동안 다져진 기초 위에서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 62명이 내는 회비를 통해 연간 1천만~1천500만원에 이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경우엔 서해 기름유출사고 극복을 위한 성금을 기탁한 것을 비롯해 홀몸어르신을 위한 쌀 전달, 칠곡군 약목면 자매결연 마을 경로당 에어컨 설치,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 무료급식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섰다. 또 올해 1천300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임익섭 대구로타리클럽 회장은 "70년에 달하는 전통과 역사에 걸맞은 봉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회원 모두가 스스로를 뛰어넘는 초아(超我)의 봉사에 적극 나서 마음이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로타리클럽은 92개, 회원은 4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대구로타리클럽 경우 회원이 62명이며 기업인, 의사, 한의사, 자영업 등 다양한 인사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령대는 37세부터 73세까지다. 특히 대구로타리클럽은 대구에서 15개에 이르는 로타리클럽을 탄생시킨 마더클럽으로 유명하며, 3700지구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기도 했다. 대구로타리클럽 출신 인사 7명이 대구지구 총재를 역임할 정도로 클럽이 가진 영향력도 크다. 임 회장은 "초기에는 소아마비 박멸에 주력했던 로타리클럽은 이제 지역사회 발전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70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로타리클럽은 보다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하여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국제로타리=1905년 경제공황으로 민심이 황폐해진 미국 시카고에서 변호사 폴 해리스가 세 사람의 친구와 상의해 제1회 모임을 가진 것이 세계 최초의 시카고로타리클럽이다. 로타리라고 한 것은 회원 각자의 사무실에서 번갈아 돌아가며 집회를 가진 것에서 연유되었다.

'로타리안'이라고 불리는 로타리클럽 회원들은 인도주의적 봉사를 하고 모든 직업의 높은 도덕적 수준을 고취하며, 세계 곳곳에서 선의와 평화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현재 200여개국에 3만3천개 이상의 로타리클럽이 결성되어 있으며 회원은 120여만명. 정치적 성향, 종교, 문화와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초아(超我)의 봉사'라는 모토가 말해주듯 로타리의 주요 목적은 지역사회, 직장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의 봉사 활동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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