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과학영재학교 유치로 영재교육의 신기원을 열게 됐다. 2011년부터 전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영재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은 물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과 첨단 산업단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인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준비는 어떻게?=대구시교육청은 내년 초 '영재학교 전환 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추진단은 과학영재학교 개교 준비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맡게 된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결과에 따라 시설 확충 및 교육과정, 학생선발 등 구체적인 계획을 짤 예정이다.
낡은 대구과학고(1988년 개교)의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교육청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인근 부지를 활용해 건물 1개동을 신축할 계획이다. 현재 수업동을 첨단과학실험동으로 바꾸고 도서관은 내부시설을 리모델링하는 한편, 기숙동을 증축하고 신관 건물에 강의실과 본부 등을 둔다.
시교육청은 시설비 177억원과 매년 55억원 정도의 운영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교육청 과학산업정보과 최수돈 장학관은 "대구시가 시설비 100%와 운영비 50%를 지원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재원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운영하나=시교육청은 2010년 중순 80명 정도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10%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뽑는다. 선발 과정은 서류전형과 수학과 과학의 영재성을 보는 수학(修學)능력시험,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과 면접 등 총 4차례로 이뤄진다. 시교육청은 선행 학습을 한 학생이 아니라 실제로 영재성을 가진 학생 선발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선발 때 진짜 영재인지를 판별할 수 있도록 도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교장은 개방형 공모로 뽑고 교원들은 전국 단위의 교수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50여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대구과학고는 특목고로 분류돼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일정 부분의 정규 교과목을 가르쳐야 하지만 과학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자율로 짤 수 있다. 교과목을 학생들의 수준에 맞출 수 있고 과목 수나 등급도 별도로 나눌 수 있다. 무학년 졸업학점 이수제나 집중심화 이수제 등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파급 효과는=대구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면 지역 학생들만으로 모집하던 기존의 선발 방식과는 달리 전국 단위로 영재를 선발할 수 있다.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게 되는 셈이다.
시교육청 과학산업정보과 최수돈 장학관은 "과학영재학교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때문에 대구의 위상이 높아지고 다른 학교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교육청은 대구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바뀜에 따라 대구과학고 신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는 않지만 부산이 부산과학고를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면서 '장영실고'라는 이름의 과학고를 새로 만든 것처럼 과학고가 지역에 한 곳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2011, 12년쯤 과학고 신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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