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사를)너무 크게 내지 말아 주세요. 제가 한 일에 비해 너무 큰 관심을 보내주셔서 부담스럽습니다."
에이플러스에셋 곽근호(52) 사장과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터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고, 최근 들어 부쩍 커진 관심에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곽 사장이 바빠진 이유는 최근 경제 위기 속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 18개월된 신생업체지만 강남 테헤란로 금융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펀드상품 판매액이 1천200억원을 돌파했고 금융상품 계약 건수는 3만건에 달했다. 특히 보험상품의 경우 완전가입 판매기준인 13회차 누적 유지율은 무려 98%이지만 연체율은 제로에 가깝다. 영업이익은 업계 최고 수준인 140억원 가량이다.
성공 비결은 금융상품의 백화점식 판매에 있었다. 이 방식의 특징은 국내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모아 수수료 비교는 물론 각각의 장단점을 설명주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여러 금융사를 돌아다니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어서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특히 금융사들은 자사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부실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쉬운데 백화점식 판매는 이를 사전예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금융선진국에선 이 같은 백화점식 금융상품 판매제도가 이미 1880년대부터 소개된 바 있는데 국내 도입은 다소 늦었다.
곽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25년을 일했지만 완벽하게 '고객만족'을 하지 못했습니다. 조직에 소속되면 고객만족도 회사이익에 국한되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진정한 고객만족을 하기 위해 에이플러스에셋을 차렸다는 설명이다.
그의 고객만족 노력은 직원들의 전화 응대에서 잘 드러난다. 회의나 강의 중에도 걸려오는 전화는 무조건 받아야 한단다. 전화벨이 4번 이상 울린 뒤에도 전화를 받지 않는 직원은 인사조치 대상에 올린다. "펀드 변경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단 1분 기다리는 것도 불만일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리얼타임'으로 접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고객만족의 폭을 넓히기 위해 회사의 규모도 키우기로 했다. 조만간 병원과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유학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고품격 장례행사 및 유언상속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상조회사 설립을 위해 70억원을 출자한 상태다.
고향에 대한 애착도 엿보였다. 영남대 졸업 후 삼성생명에 입사했지만 본사 근무 권유를 뿌리치고 서대구영업국에 지원한 것만 봐도 그렇다. 지점장 시절 무려 14번이나 실적에서 전국 1등을 차지해 회장 비서실에 '스카우트' 되는 등 대구에서의 근무는 훗날 그의 인생에 있어 큰 보탬이 됐다. "당시 같이 일하던 보험설계사 아주머니들도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번씩 연락하곤 합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클 수 없었겠죠."
곽 사장의 형제들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에 다니는 동생 찬호씨를 제외하곤 큰형 곽진호 포스텍 교수, 둘째형 곽재호 협성고 교장, 셋째형 곽승호 경북직업학교장 등이 모두 지역에 있다. 본인도 고향에 자주 가고 싶은 마음에 홀어머니가 포항으로 이사하자마자 곧바로 포항지점을 냈다. 대구 영업망도 확충, 5개인 대구지점을 20여개로 늘린다고 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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