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행안부 김석진 장관비서실장

'행정안전부장관 비서실장은 대구경북 몫(?)'.

김석진(43) 장관비서실장과 그의 전임자인 주낙영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현기 재정정책과장 등 대구경북 출신 3명이 잇달아 행안부장관 비서실장으로 일한데 따라 나오는 소리다.

김 비서실장은 명실상부한 '비서통' 이다. 내무부·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로 부처 명칭이 바뀌는 동안 무려 장관 6명을 모셨다. 서정화, 강운태, 조해녕 전 내무부장관과 김정길, 김기재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그가 모신 장관들이다.

그는 2001~2003년까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은 뒤에도 '비서통' 소리를 들어야 했다. 소방방재청으로 옮겨 또 청장 비서실장을 맡은 것. 이후에도 그의 비서통 명성은 이어진다. 소방방재청 혁신인사기획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잠시 모셨다. 장관과 차관급(청장) 의전에서 대통령 의전으로 업그레이드된 비서 수업을 받은 셈이다.

김 실장은 청와대 시절을 돌아보며 "의전비서관실은 대통령 경호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VIP(대통령)의 동선 하나하나까지 중첩 안되게 신경을 썼는데 장관 비서실장은 경호팀이 없어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이력은 정권이 바뀐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행안부 내 기업협력지원관으로 일하고 있던 그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주변의 평가를 종합해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

현재 그의 역할은 원 장관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일정을 짜고 장관 관심사와 동향을 정확히 파악해 보고하는 것이다. 항상 장관의 분신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그의 일정 역시 장관과 함께해야 한다. 사생활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그는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지만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늘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말했다.

조해녕 전 대구시장의 내무부장관 시절 일화(逸話)도 소개했다. 당시 비서실에 있었던 그는 조 장관이 지역 사람들의 모임에 가 보라고 해서 '금일봉'을 준비해 그 모임에 전달한 뒤 판공비로 처리하겠다고 했더니 '공(公)과 사(私)도 구분하지 못하느냐'며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 조 전 시장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판공비를 채운 것은 물론이다. 김 실장은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고 많이 존경했다"며 "참 검소하고 소탈한 분"이라고 했다.

그는 김천 증산면에서 남곡초-증산중을 졸업한 뒤 큰 형을 따라 부산으로 유학가 배정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행정학과 4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들어섰다.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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