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여행에의 초대/보들레르

내 사랑, 내 누이

꿈꾸어 보렴 거기서

단 둘이 사는 달콤한 행복을!

한가로이 사랑하며

사랑하며 죽을 것을

너를 닮은 그 나라에서!

흐린 하늘의

안개 서린 태양은

내 영혼에 신비스런 매력을 지니고 있다

눈물을 통해 반짝이는

변덕스런 너의 눈처럼

그곳은 모두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사, 고요 그리고 쾌락

세월에 닦이어

윤택나는 가구들이

우리들의 침실을 꾸미리

꽃향기를 용연향의

은은한 향기와

섞은 아주 희귀한 꽃들

화려한 천정

끝없는 거울

동양적인 광채

이 모두가 말하리

은밀히 영혼에게

제 고향의 정다운 언어로

그곳은 모두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사, 고요 그리고 쾌락

사랑의 빛을 쬐인 자여. 시의 광기, 음악의 향기에 맘과 몸을 빼앗긴 자여. 그대는 더 이상 이 세계에 발을 붙일 수 없다네. 그대의 꿈, 그대의 희망, 그대의 모든 가치는 이 세계의 이데올로기와 도덕의 질서에서 벗어나 있으니 결코 여기서는 그대가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없으리. 그러므로 '내 사랑, 내 누이'여. 이곳이 아닌 그곳에 가서 단둘이 같이 살자. '한가로이 사랑하며/사랑하며 죽을 것'을 꿈꾸자. 그 나라는 '질서와 아름다움/호사, 고요 그리고 쾌락'이 숨 쉬는 곳. 하지만 그 나라는 현실에는 없는 곳. 우리의 상상, 시, 음악의 유토피아에만 있다네. 그러므로 음악과 시, 낭만적 사랑이 숨 쉬는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야 하리. 거기에서 꿈꾸어 봐야 하리. 그러나 단지 꿈으로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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