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단상] 옷매무새

어느덧 올 한 해도 열흘 남짓 남겨두고 있다.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보내면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송년 모임을 가진다. 그런데 올해는 불황으로 인해 송년 모임이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예년 같으면 일찍부터 장소를 예약하느라 분주했던 기업이나 각종 모임·단체들이 올해는 예정된 행사를 축소하는 등 간소하게, 조용히 치르자는 분위기다. 높아지는 대출 금리에, 재테크를 위해 넣어 두었던 주식이나 펀드가 반 토막 나면서 서민들의 송년 情(정)마저 자취를 감추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홍길동 씨는 동기회에 나가기 위해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수선 경력 20년의 정 씨가 기장·소매·허리·상의 옷매무새 등 하루 처리하는 옷은 150~200벌." "손을 씻고 나서 매무시를 다시 하였다." "향기와 기품이 넘치는 여인의 매무새가 행간에 긴 여운을 이끕니다." "거울 앞으로 다가가 화장을 고치고 옷매무새를 살펴본 뒤 곧장 녹화장으로 달려간다." "건조가 빠르고 구김도 심하지 않으며, 비에 축 처져서 옷매무새를 흩트리는 일도 없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옷매무시' '옷매무새' '매무새'를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지 가끔 망설이게 된다.

'옷매무새'는 옷을 입은 맵시 즉,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를 말하며 '매무새'라고도 한다. "그의 한복은 질 좋은 비단이어서 매무새가 흐르는 듯 아름답다."

'옷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따위의 뒷단속을 말한다. '매무시'라고도 하며 "매무시를 가다듬다."로 쓴다. '옷매'는 "옷매가 수수하다."로, '옷맵시'는 "너도 그렇게 차리니 옷맵시가 난다."로 활용하여 '옷매무새'와 같이 쓰인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 친지나 동료 또는 친구들과 조촐한 모임을 가지며 보내는 알찬 시간은 필요하다. 이런 자리에서 과음 등으로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술자리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한다. 최근 각종 술자리에서 '119'(1가지 술을, 1차에서, 9시까지만 마심) 운동이 번지면서 "119를 위하여!" "가족 건강은 119가 책임진다." "119 파이팅!" 등 건배사까지 등장했다. 또 '892'(8시에서 9시까지 끝내고 2차는 없음)도 절주를 선언한 술꾼들의 결연한 다짐을 보여주고 있고, '222운동'(2가지 술을 섞지 않고 2잔 이상 권하지 않으며 2차 없음)은 이미 대구에서 절주 운동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酒黨(주당) 여러분, 자신의 건강도 챙기고 행복한 가정을 위하는 운동이니만큼 적극 동참하여 사랑받는 아빠, 남편이 돼 보면 어떨까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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