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펀드 투자자들은 '청개구리 투자'

펀드 사면 주가 내리막…펀드 팔면 주가 급반등

수익률이 가장 좋다는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을 내보니 -20%대 후반이다. 원금의 절반을 깨어먹은 펀드가 수두룩하고 절반보다 훨씬 더 깨진 펀드도 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지역 펀드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대구경북 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렸을 때는 주가가 떨어졌고, 투자를 줄였을 때는 오히려 주가가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지역 투자자들은 청개구리 투자를 해왔던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집계에 따르면 주가지수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대구경북지역 투자자들의 펀드 가입 잔액은 전국 비중으로 따져 5.0%~5.3%를 오르내렸다.

그런데 대구경북 투자자들의 펀드 가입 잔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을 때는 대부분 주가가 내렸고, 비중이 줄어들었을때는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대구경북지역 펀드 가입 잔액의 전국 비중은 5.1%였다. 그 다음달 이 비중은 5.3%로 0.2%포인트 늘어났는데 12월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달보다 오히려 내렸다. 0.1~0.2%p로 진폭이 미미해보이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돈은 수천억원이다.

올 1월말에서 2월말까지는 코스피지수가 올라갔는데 이때는 대구경북지역의 펀드 잔액이 5.1%에서 5.0%로 떨어졌다. 지수가 올랐을 때 지역 투자자들은 투자를 줄인 것이다.

올 2월말에서 3월말까지 코스피지수가 다시 빠졌지만 지역 투자자들의 펀드 판매 잔액 비중은 0.2%p나 올라갔다(5.0→5.2).

그 다음달인 3월부터 4월말까지는 코스피지수가 급반등, 지수가 100포인트 가량 올라갔지만 지역 펀드 투자자들이 전국 펀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또다시 0.1%p 빠졌다.

올 5월에서 8월말까지 5%의 점유율을 계속 이어가며 관망세를 보아왔던 지역 투자자들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주식시장이 완전히 망가진 9월에는 오히려 펀드 잔액 비중이 0.2%p나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최악의 시기에 오히려 펀드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10월 들어 지수가 전달말에 비해 300p 이상 빠지자 지역 투자자들은 그제서야 펀드를 내던지기 시작하면서 0.2%p 비중이 떨어졌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금융회사에 예금돼있는 수신고는 전국 대비 비중이 지난 10월말 현재 기준으로 7.2%를 나타내고 있지만 펀드 판매 잔액은 전국 비중 5%대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대구경북지역 대다수 사람들은 아직도 저축을 좋아하고 투자상품은 낯설어한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펀드잔액비중이 77.9%를 기록, 수도권 사람들의 투자상품 선호도가 지방을 압도했다. 수도권 이외에는 부산·울산·경남이 8.6%, 대구경북은 5.0%로 3위권이었고 그 다음은 대전·충청(3.6%), 강원(0.8%)이 이었다.

대구지역 금융회사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 사람들은 보수적이라 투자상품을 권하면 손사래를 치지만 일단 투자상품에 발을 들여놓으면 성격이 급해 내리막 수익률을 참고 기다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청개구리 투자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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