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전화 요금 어쩌지…" 10대 절반 연체 고민

대구 서구의 한 고교에 다니는 김모(17)군은 다가올 겨울방학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밀린 휴대전화 요금 25만원 때문. 김군은 "부모님이 알면 크게 혼날 게 뻔하고 주말에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 봤자 모을 수 있는 돈이 얼마 되지도 않는다"며 "같은 반에도 음악을 다운받거나 문자를 많이 써 휴대전화 요금이 연체된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 고교생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 요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거나 과다한 요금으로 고민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명성기구 대구본부가 지난 한 달 대구에 사는 남녀 고교생 300명을 상대로 경제의식을 면접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46%가 '휴대전화 요금 때문에 부모에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18%는 1개월 이상 연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투명성기구 대구본부 정환규 사무국장은 "고교생 상당수가 휴대전화 요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통신기기 사용에 따른 신용관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대들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는 이미 심각한 사회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들이 2개월 이상 연체한 휴대전화 요금은 3천48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20대 미만 가입자의 연체율이 SK텔레콤 47%, KTF 34%, LG텔레콤 38.6% 등으로 전체 가입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