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년실업의 그늘…고학력자 전문대 학력U턴 증가

"취업에 유리" 석·박사 출신까지 문 '똑똑!'

▲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전문대학 보건계열 및 창업·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지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전문대학 보건계열 및 창업·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지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 영진전문대학 인터넷전자정보계열 반도체 전공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과정을 실습하고 있다.
▲ 영진전문대학 인터넷전자정보계열 반도체 전공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과정을 실습하고 있다.
▲ 영남이공대학 자동차과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자동차과는 취업이 잘돼 고학력자들의 지원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 영남이공대학 자동차과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자동차과는 취업이 잘돼 고학력자들의 지원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요즘 전문대학에는 대졸자를 비롯해 석·박사 출신자들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학 졸업자가 다시 전문대학을 지원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대졸 지원자는 옛말이다. 요즘은 석·박사도 전문대학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잦다"고 했다. 전문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학력자 취업난을 반영한 신풍속도를 짚어본다.

◆증가하는 학력 U턴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는 최근 5년 동안 크게 늘었다.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문대학으로 알려진 대구보건대학의 경우 2005년 605명을 시작으로 2006년 620명, 2007년 765명, 올해 780명으로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도 입시에서도 수시모집에서만 대졸자 438명이 지원하는 등 전년도 수시모집 총 지원자 378명보다 14%나 많아 정시모집이 끝나면 대졸자 지원자 수가 800명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는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고학력자들이 이 대학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박사 1명 등 석사 15명이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박사 1명, 석사는 10명이 지원했다.

대구보건대학 관계자는 "2000년 이후 불황이 지속하고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들의 U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청년실업 현상으로 인해 전문취업과 창업이 유리한 보건계열에 고학력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학 경우도 2006년 186명이었던 고학력 지원자가 2007년 238명, 2008년 236명으로 3년 사이 20% 이상 증가했다. 2009년에도 165명(정시모집 제외)이 지원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남이공대학은 2005년 64명에 불과했던 고학력 지원자가 2006년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선 105명이 지원한 이후 2007년 107명, 2008년 121명으로 늘었다.

◆인기계열(학과)은?

올해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전문대학 지원 계열(학과)을 보면 물리치료·간호·치기공·방사선 등 보건 분야와 안경광학과, 자동차·기계 분야, 컴퓨터 관련 분야, 공무원 양성분야 등 취업이 잘되는 쪽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호과는 최근 2, 3년 사이 미국 간호사 부족에 따른 미국 취업 열풍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보건대학 경우 올해 물리치료과 201명, 간호과 164명, 치기공과 113명, 안경광학과 45명, 방사선과 32명 등으로 취업이나 창업에 유리한 보건계열학과에 대거 고학력 지원자가 몰렸다. 또 유아교육과 7명, 호텔조리음료계열 5명, 사회복지과와 소방안전관리과 각 4명 등 비보건 계열에도 상당수 지원했다.

영진전문대학 경우는 간호과 98명, 인터넷전자정보계열 59명, 컴퓨터정보계열 30명, 유아교육과 20명 순으로 나타났다.

영남이공대학에서는 올해 간호과 76명, 물리치료과 21명 등으로 보건계열에 고학력자의 지원이 몰렸으며 자동차과 4명, 토목과 4명, 건축과 3명 등 창업 및 취업이 잘되는 학과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이공대학 관계자는 "간호과, 물리치료과 등 보건계열에 집중하면서 자동차·식음료조리계열·토목·건축·뉴테크디자인·기계 등 안정적인 전문 직업이나 창업에 유리한 학과 위주로 고학력자 지원이 한동안 증가할 전망"이라며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퇴직자 등이 노후 경제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