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오후 중국 상하이 신티엔디(신천지) 거리. 한 레스토랑 유리창이 열리면서 파란 눈의 외국인 밴드가 등장했다. 지나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멈추자 드럼 연주자가 북과 심벌즈를 두드렸다. "챙챙챙!"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탱고풍의 음악이 골목에 울려 펴졌다. 앞치마를 두른 중국 여인이 리듬에 맞춰 박수를 유도하자 한 여성 외국인 관광객이 남편을 끌어냈다. 즉석 탱고가 시작됐다. 노랗고 하얀 피부의 아이들까지 신이 나서 가세하자 금세 한바탕 춤판이 연출됐다. 거리는 그야말로 살아 숨쉬고 있었다.
이곳은 몇 년 전 상하이시가 도심의 낙후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민간에 개발을 의뢰한 곳. 중국 근대 건축물의 외관을 새로 입히자 중국적인 모습의 카페와 식당이 하나 둘 들어서더니 이내 명물 거리로 뒤바뀌었다. 대구의 동성로 거리와 흡사한 이곳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각종 공연이 연출되면서 관광객들과 상하이 시민들에게 '즐거움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4일 오후 8시쯤 중국 베이징 자금성 뒤편 북해공원. 낮에는 다소 을씨년스럽던 호수가에 인도, 터키, 쿠바, 멕시코 등 각양각색의 테마를 가진 바가 불을 밝히고 라이브 콘서트가 열리면서 세계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5년 전 정부가 베이징의 대표적 낙후지역인 이곳에 시범적으로 중국식 건축물을 하나 둘 지으면서 다문화가 혼재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제는 밤마다 모여드는 수천명의 관광객들에게 인력거를 타고 이국적 정서를 만끽하게 해주는 또 다른 모습의 중국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본지 도심재창조 자문위원 하정화 박사는 "북해공원은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많아지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베이징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됐다"며 "역사문화에 거리공연을 가미해 도심의 가치를 높이는 유럽 도시들의 방식은 이제 세계 도시들 사이에 보편적인 도심재창조의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사진·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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