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미술시장 화두는 '젊은 작가'

2009년 미술계 화두는 젊은 작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시장은 지금처럼 위축되겠지만 미술 애호층이 늘어난 데 따라 잠재 수요가 커져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거나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신진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중저가 시장은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화랑들은 외국작품이나 대작 위주의 기획전시보다는 젊은 작가의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술계의 거품이 빠지면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젊은 작가들을 대거 발굴하는 도전적인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신라갤러리 이광호 대표는 "젊은 작가들을 바깥으로 끌어내려 한다. 외국작가뿐 아니라 국내 젊은작가 중 실력있고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더 많이 할 생각이다"며 최근 미술시장 분위기는 작가를 변화시키고 있어 오히려 전시환경은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열심히 하면 기회는 얼마든지 주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작업에 대한 열정에 불을 당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화랑 역시 미술품을 돈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로의 환산을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라는 분석이다.

봉산동의 갤러리 역시 지난 10월부터 컬렉터들의 발길이 끊어진 분위기에서 내년에는 유명작가 기획전보다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를 꾸밀 계획이다. 동원이나 송아당 화랑들도 젊고 참신한 작가를 발굴 소개하는 작업을 한다.

대백갤러리 역시 내년에는 공격적인 전시를 기획, 젊은 작가들을 키우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11월 대구의 젊은 작가 기획전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저평가된 지역작가들을 키우는 전시회를 잇따라 마련한다. 김태곤 대백갤러리 큐레이터는 "박서보 정광영 등의 초대전을 기획했으나 보류된 상태다. 이보다는 저평가된 젊은 작가들을 키우고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술평론가 최병식씨는 내년 미술시장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위축된 현 수준을 이어가는 국면을 보일 것이나 작가들의 개성 발휘로 작품 경향은 더욱 다원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을 전망했다. 그림 성격 역시 경기 침체 등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고뇌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술평론가 장미진씨는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순기능도 많다. 거품이 걷히면서 그림이 돈이 아닌 가치를 따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젊은 작가도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미술시장 붐은 젊은 작가들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경매시장과 아트페어에서도 젊은 작가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6월 서울옥션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만 모아 경매한 '커팅 엣지'에선 강유진 권두현 김준 박성민 민성식 여동현 이호련 홍지연 등 59명의 출품작 59점 가운데 56점이 팔려 낙찰률 94.9%를 기록했다. 또 지난 7월 서울오픈아트페어를 비롯해 대구의 국제아트페어인 '제2회 아트대구', 오픈옥션의 '골든아이아트페어' 등에서는 20~40대 작가 작품만 찾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화랑의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은 대학을 갓 졸업한 작가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분도갤러리등 대구지역 화랑주들은 지역대학 졸업전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좋은 작가를 발굴, 키워나갈 화가들을 물색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화랑들이 불황을 타계하는 방법으로 컬렉터 지향에서 탈피해 미술관이나 갤러리 문화기관에 그림을 판매할 뿐 아니라 기업들을 위주로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문화편집장 임언미씨는 "내년에는 대구지역의 전시들이 올해보다 오히려 많아질 것 같다"며 작가들과 화랑들이 이미 IMF를 통해 어려움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오히려 공격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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