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테이(25. 본명 김호경)가 특유의 감성 발라드로 오랜만에 팬들에게 돌아왔다. 2007년 2월 4집음반 '애인'을 발표한 이후 20개월만의 일이다. 테이의 음악을 그리워했던 팬들에게 '테이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은 5집 '더 노트(The Note)'는 더할 수 없이 반가운 선물이다.
"쉬는 시간이 좀 길었죠. 전 2004년에 1집을 낸 후 매년 앨범을 내고 활동을 했어요. 4집까지는 너무 바쁘게 지내서 좀 지치기도 했어요.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면서 지냈습니다. 여유도 많이 갖게 됐어요. 사실은 더 놀고 싶기도 했죠.(웃음)"
타이틀곡은 자신이 직접 노랫말을 붙인 '기적 같은 이야기'다. 발매 직후부터 이 노래는 각종 차트에 상위권에 랭크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테이는 이 노래 외에도 '내 노래' '그땐 왜 몰랐을까' 등 수록곡을 작사했다.
"음악의 분위기에 맞게 몇 곡을 썼어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했죠. '기적 같은 이야기'는 이별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별을 할 때 서로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잖아요. 사랑을 했던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니까 아름답게 이별을 하자는 얘기죠. 진짜 헤어질 것 아니라면 책임감 있게 '기적 같은' 사랑을 지키라는 말이기도 하고요."
후속곡은 히트 작곡가 황성제가 만든 '새벽 3시'. 원래는 이 노래가 타이틀곡이었는데 음반 발매 직전 '기적 같은 이야기'로 타이틀이 바뀌었다. 그는 11월 6일까지 음반 녹음을 마치고 톱모델 제시카 고메즈와 '새벽 3시'로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그런데 9일 타이틀곡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10일 '기적 같은 이야기'로 뮤직비디오를 다시 찍고 11월 중순에 음반을 냈다.
"'새벽 3시'는 좀 어두운 노래입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어두운 노래보다 스며드는 느낌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타이틀곡으로 더 적합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막판에 타이틀곡을 바꿨죠."
음반에는 이 밖에도 일렉트로닉한 느낌으로 변신한 리메이크곡 '달팽이'와 장혜진과 듀엣으로 부른 '다시 사랑해요', 펑키한 느낌의 고백송 '좋아합니다' 등이 실렸다. 스페셜 트랙 '그렇게 사랑해'는 신나는 록 장르의 노래다.
손재주 많기로 유명한 테이는 앨범 재킷 속 그림도 직접 그렸다. "원래는 앨범에 실을 목적으로 그린 게 아니었는데 '나의 노트'라는 재킷 타이틀과 낙서 같은 자신의 그림이 잘 맞아 떨어져 앨범에까지 실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테이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10kg 가까이 몸무게를 줄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감량 덕분에 두텁게 들렸던 목소리가 조금 가벼워졌다."사실 살을 뺀 지는 1년 넘게 됐어요. 그런데 그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어서 모르셨던 거죠."
5집 앨범은 타이틀곡을 비롯한 대부분의 노래가 테이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익숙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좀 진부하기도 하다. 테이는 데뷔 후 지금까지 올곧게 '테이표 발라드'를 부르고 있다.
"사실 원래 준비한 5집은 이런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다양한 장르를 담을 계획이었죠. 그 음반이 계획대로 나왔다면 9월에 이미 빛을 봤을 거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테이 색깔'의 음악이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이번엔 접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잘 된 것 같아요. 변신한 음반이 잘 되려면 홍보 등 계획도 더 꼼꼼하게 돼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어요."
테이는 계획이 바뀐 후부터 발라드 느낌의 이번 앨범을 부랴부랴 준비했다.
"테이란 가수가 굳이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습니다. '테이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잖아요. 그래서 제 색깔을 다시 한 번 믿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변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노래가 영원히 사장되는 것은 아니다. "아까운 노래들이라 언젠가 쓸 생각"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데뷔 후 변변한 스캔들도 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테이. 그런 그가 어떻게 음악적 변신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돈은 굴리는 게 아니라 모으는 것
테이는 2006년 께 소(牛)에 투자를 하는 이른바 '소테크'를 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2년이 지난 지금 '소테크'에 대해 다시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는 "재테크에 줄줄이 실패했다"며 "돈에 대한 교훈을 많이 얻었다"고 털어놨다.
"'소테크'는 당시 경주에 살고 있는 외할머니도 도울겸 했었죠. 처음에는 소의 마리수가 늘어 재미를 좀 봤습니다. 그런데 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한우값이 떨어졌고 결국엔 손해를 봤습니다. 다음엔 펀드에 투자를 했는데 미국발 금융 위기와 글로벌 경체 침체가 맞물린 이번 경제 불황으로 원금의 1/3을 까먹었죠.
연이은 투자 실패로 테이는 "돈은 굴리는게 아니라 모으는 것이란 교훈을 얻었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테이는 현재 아무런 재테크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성실하게 음악 활동을 하고 작사 등에 참여, 저작권료를 받으며 돈을 벌고 있다. "돈은 모으는 것"이란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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