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금융위기로 모두가 우울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남은 올해의 헌날들이 하루 빨리 지나가길 바라고 있다. 새해의 희망섞인 일들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 송년회 술자리로 바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연말이면 우리나라가 두주불사(말술을 사양하지 않는다)가 자랑처럼 여겨지고, 성인 술 소비국 세계 2위 등으로 부각되면서 폭음대국 처럼 비춰진 적도 있었다. 이 모두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도 실수 또는 남성다움의 하나로 이해되고 '주량=능력'으로 비유되는 우리문화의 영향 탓이다.
간혹 모임에서 "술에 취하면 도저히 안돼 창피한 노릇이야"라는 말을 간혹 듣는다. 그러면 과연 음주는 섹스와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일까?
알코올은 두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어 적당하면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변한다. 알코올은 자신의 주량에 따라 반주 정도나 취기를 느낄 정도로 적당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해방감이 확산되고 평소 할 수 없었던 것에서 탈피, 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또한 긴장과 피로를 풀어 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줌으로써 성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알콜은 뇌의 억제제다. 우선 공포를 주관하는 뇌 중추를 억제함으로 불안이 감소되고, 생활의 억제로부터 벗어나는 용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술을 마셨을 때 성욕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알콜의 불안 감소효과로 인해 도덕'체면'주위환경 등의 심리적 억제로부터 벗어나는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2차 3차 술에 술을 부르다 보면 대뇌활동을 더욱 억제시켜 인지기능을 손상시키고 결국 의식상실이 생겨 진정제'최면제'마취제 등을 사용했을 때와 같은 불규칙적인 하행성 마비가 일어나 섹스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거나 실제로 도전해 봐도 일을 맡아야 할 물건(?)은 딴전을 피워 쓸모 없어지게 된다.
술은 적당히만 마시면 섹스를 위한 촉진제가 될 수 있으나 과하면 일찍이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정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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