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따뜻함을 나누는 사람들]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 어려워도 '나누는 마음' 변함없다

지난 19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에서 마련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6℃를 가리키고 있다. 연말연시 집중 모금기간(2008년 12월~2009년 1월)동안 모금 목표액인 29억1천만원 중 16%가 모금됐다는 표시이다. "지금은 캠페인 초반이어서 아직은 모금액이 저조한 편이지만 예년의 기준에 비춰보면 올 목표액 또한 초과달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기가 전반적인 불황인데도 공동모금회의 임시아 부장이 펴는 이런 낙관론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식을 줄 모르는 나눔의 확산

지난 3년간 공동모금회의 집중 모금현황에 따르면 2006년 18억원 목표에 18억4천만원, 2007년 22억원 목표에 22억7천만원, 2008년 25억원 목표에 25억3천만원이 모아졌다. 특히 지난해 모금액을 보면 대구시민 한 사람당 1천원의 성금을 낸 셈. 이는 엄마아빠와 함께 돼지저금통을 들고 온 유치원생, 아들네가 준 용돈 50만원을 좋은 데 쓰라며 내민 할머니, 출향기업인이 익명을 요구하며 쾌척한 5천만원, 휴가 나온 군인이 건넨 성금 등이 모인 결과였다.

이에 대해 임 부장은 "어려울수록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려는 우리 사회의 온정은 점점 커지는 증거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활동

나눔문화의 확산엔 올해로 결성 10년째를 맞아 국내 최대 모금 및 배분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역할이 크다. 중앙과 16개 지회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공동모금회는 기부창구 일원화를 통해 민간사회복지차원의 재원확충을 돕고, 모금한 재원은 지역의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거쳐 해당지역 사회복지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게 한다. 또 각 지회의 한해 모금액은 모두 해당 지역 복지와 불우이웃을 돕는 데만 쓰며 여기에 다시 중앙에서 별도의 지원금이 매년 보태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대구지회가 연중과 집중기간 동안 모금한 액수는 모두 50억9천만원에 달했다.

▶공동모금회와 사랑의 열매

사랑의 열매는 1970년 초 수재의연금과 불우이웃돕기성금을 모금할 당시 이웃돕기추진운동본부에서 상징적으로 사용했으며, 우리나라 야산에 자생하는 산 열매를 형상화한 모양이다. 세 개의 빨간 열매는 각각 나, 가족, 이웃을 뜻하며 빨강은 사랑의 마음을 나타낸다.

최근엔 공동모금회가 캠페인을 펼칠 때 기부금을 냈다는 표시로 개인들에게 나눠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부금은 어떤 통로로 거두나

공동모금회 기부금은 연중 및 집중모금 행사로 거둬진다. 특히 집중모금 활성화를 위해 각 언론사에 개설된 성금 접수창구를 이용하는 방법과 공동모금회 대구 사무국을 직접 찾아 기부할 수도 있으며 한 통화당 2천원이 적립되는 ARS(060-700-1212, 060-700-5050)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또 12월부터 설치된 대구의 4개의 고속도로 톨게이트(동대구'화원'북대구'수성) 모금함을 이용하거나 은행과 같은 관공서에 설치된 모금함에 직접 기부해도 된다.

이밖에도 직장인들이 매월 수입의 일부를 기부하는 '한사랑나눔 캠페인'과 자영업자의 매월수입 1%를 기부할 수 있는 '착한가게 캠페인'이 있으며 공동모금회홈페이지(http://daegu.chest.or.kr)를 통해서도 기부할 수 있다. 어려울수록 함께 나누면 세상은 그만큼 따뜻하고 풍요로워진다. 나눔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것이다.

◆전호영 회장(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삶에서 행복을 전달함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또 나눔이 베푸는 사람에게는 만족을, 받는 사람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거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호영(70) 회장은 나눔을 한 마디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빵 한 조각이 그대로 있으면 그냥 물질에 불과하지만 나누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게 전 회장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대표적인 법정모금과 배분기관으로서 나눔실천의 동기부여, 우호적 대중관계 설정과 협력을 위해 다양한 홍보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특히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매월 12일을 '나눔의 날'로 정했고 2007년부터는 차별화한 사회적 아젠다를 개발, 행복주주캠페인, 농어촌전략사업 등 배분과 연계한 홍보도 꾸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속적으로 현장홍보를 해온 유치원생과 청소년, 대학생 상대의 나눔캠프 운영 또한 이러한 사회적 관심 집중과 무관치 않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나눔문화의 확산에 기여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앞으로 사업목적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과 정보시스템을 확대하고 지구촌 규모의 상생적 협력과 다양한 복지욕구의 충족과 같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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