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피의 비밀]에스프레소 커피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는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에스프레소 라는 단어에는 '빠른(express)'과 '특별한' 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17~18세기에 유럽 각 지에서도 커피를 즐겨 마셨는데 당시엔 커피가루를 물에 넣어 끓이는 방식이었다. 그 후 커피가루를 옷감(천)으로 거르는 방법이 사용됐다. 커피가루를 천에 담은 뒤 뜨거운 물에 담궈 우려내거나 커피가루 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 드립식으로 우려내는 방식이 있었다.

그러나 터키식의 진한 커피맛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천으로 거른 드립식 커피는 다소 싱겁게 느껴졌고 진하게 내리려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커피하우스에는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 더 빠르게 커피를 만들어야만 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보다 빠르게 커피를 뽑아내는 기계가 개발 됐다.

드립커피는 뜨거운 물이 커피가루를 통과, 커피를 만들었는 데 보다 더 빠르게 뽑아내기 위해선 뜨거운 물에 힘을 가해야만 했다.

1840년에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나피어가 진공방식을 이용, 커피 뽑는 기계를 발명했다. 밀폐 용기 안에 가열, 기압이 올라가며 끓는 뜨거운 물이 다른 용기로 이동하게 된다. 가열을 멈추면 기압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다른 용기로 이동했던 물이 밀폐 용기로 되돌아 온다. 두 개의 용기 사이에 있던 커피가루를 뜨거운 물이 통과하면서 커피가 만들어진다. 이 방식은 흔히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는 사이폰의 원형이다.

이러한 진공방식의 당기는 힘과는 반대로 뜨거운 물을 밀어내는 기계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됐다. 이는 증기기관을 갖춘 타워형의 대형 기계로 1시간에 2천잔의 커피를 만들어냈다. 증기압으로 뜨거운 물을 타워의 상부에 밀어 올린 후 높낮이 차이와 뜨거운 물의 무게를 이용, 타워 하부에 있는 커피가루를 통과시켜 커피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이후 19세기 중반부터는 증기압을 이용, 뜨거운 물을 밀어내 커피가루를 통과시키는 방법이 시도 됐다.

1901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루이지 베제라가 증기압을 이용한 기계 특허를 처음으로 받았다. 1906년에 밀라노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베제라가 개발한 기계로 커피를 만들어 제공하였다. 그 기계 간판에 '카페 에스프레소'라고 적혀있어 베제라씨가 이 커피를 '에스프레소'라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베제라 머신의 최대 특징은 포트 단위 대용량이 아니라 홀더에 커피가루를 채워 한 잔씩 컵에 추출하는 것. 손잡이 홀더 및 기계의 원리는 현재의 에스프레소 머신에도 사용되고 있다.

1920년대에는 기계 위에 놋쇠로 장식한 타워식 기계가 유럽 카페의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이러한 에스프레소 기계 제조사의 전통과 명성은 오늘날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커피 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김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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