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락→급등→급락 '롤러코스터'…되돌아본 2008 증시

오는 30일로 2008년 증시가 폐장한다. 최악의 금융위기가 닥친 올해 우리 증시는 '사상 최고의 변동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역사상 전혀 볼 수 없었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준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891.45로 개장했으며 1/4분기까지만 해도 호조를 보이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6일 1,888.88을 기록,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휘청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 지난 10월 24일에는 938.75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5월 19일 1,901.13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한때 2,000선을 넘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27일 892.16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로써 주가지수 연중 최저와 최고 사이 격차가 무려 1,008.97포인트나 벌어졌다.

주가지수가 연중 1,000p 넘게 요동친 것은 사상 처음. 위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변동이 컸던 1999년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587.57로 시작해 1,028.07로 마감, 큰 변동성을 보였지만 격차가 1,000p에는 크게 못미쳤다.

투자자들은 종잡을 수 없는 시장을 바라보면서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절대 다수의 개미들은 물론, 기관들까지 엄청난 손실을 봤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6번, 코스닥시장에서는 19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란 전일 종가보다 선물가격이 코스피시장은 5% 이상, 코스닥시장은 6%이상 변동해 1분간 지속되는 급등락시 프로그램매매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켜 주식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제도다.

코스닥지수의 경우에도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월 30일 전날보다 30.46p(11.47%) 폭등해 사상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S&P500지수 옵션을 토대로 산출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가늠하는 변동성지수(VIX)도 올해 사상 최고치였다.

'닷컴 버블'(2000.3~2001.3)때는 VIX가 16.5~33.5를, '9·11테러'(2001.9.11~30) 때는 31.9~43.7을 기록했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지난 20일까지는 16.2~80.9를 보였다. VIX는 높을수록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VIX가 80.9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일로, 사상 최고치였다.

주가 외에 환율과 유가도 요동을 치면서 급변동성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올초까지만 해도 900원대를 나타내면서 낮은 환율로 인한 수출 채산성 걱정이 컸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져나오면서 달러값이 급등,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1,500원대까지 올라갔다. 연중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달 24일에는 1,513원까지 올라갔고 환율 변동성은 연말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WTI 기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7월 배럴당 140달러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전세계가 '오일 쇼크'를 우려했으나 불과 몇달 만에 유가는 폭락세를 나타내 3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기름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회사들의 손실 규모가 완전하게 드러나는 내년 1/4분기 이후에나 세계 경기의 회복 여부가 가늠되면서 금융 및 국제상품시장의 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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