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들여다보기]내년 안방극장 '대하사극' 쟁탈전

2008년 드라마 경향은 다양한 전문직을 소재로한 작품이 주류였고, 가족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전문직 드라마는 지휘자(베토벤 바이러스), 소믈리에(떼루아), 청와대 경호원(강적들), 의사(뉴하트, 종합병원2)와 법조인(대한민국 변호사, 신의 저울) 등 직업군이 다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온에어', '스포트라이트', '태양의 여자',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방송관련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많았다. '온에어'는 송윤아 김하늘 이범수 박용하 등 걸출한 톱스타들을 앞세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드라마 제작 현장을 가감없이 보여줘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총 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떼루아'는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를 배경으로 한국 전통주와 프랑스 와인을 둘러 싼 갈등과 화해, 사랑과 꿈을 그린 드라마다. 2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주혁이 까칠한 와인 전문가 강태민 역을, 한혜진은 전통주 제조 집안에서 태어난 와인 감별사로 변신한 이우주 역을 맡았다. '떼루아'는 내년 방송될 예정인 '신의 물방울'과 함께 안방극장에 와인 열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의 물방울'은 국내에서 100만부 이상 팔릴 일본 인기 만화가 원작으로 와인 마니아로 알려진 배용준이 주인공으로 출연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드라마의 강세도 계속 이어졌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KBS1 TV 일일극은 '미우나 고우나'의 마지막회 전국 시청률은 44.2%로 조사됐다. 방송 첫회부터 종영까지 평균 시청률은 35.4%로 2000년 이후 KBS1 TV 일일연속극 가운데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미우나 고우나' 후속으로 방송되고 있는 '너는 내운명'도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맛깔스런 대사와 신구 연기자들의 조화가 돋보인 KBS2 TV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2009년 안방극장을 장식할 기대작으로는 '천추태후', '2009 외인구단', '카인과 아벨' 등이 꼽히고 있다. 내년 1월 3일부터 전파를 타는 '천추태후'는 KBS가 처음 선보이는 시즌제 대하드라마로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하고자 노력한 고려 천추태후 이야기를 다룬다. 사극에 주로 등장했던 희생적인 여성상 대신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주인공 채시라는 완성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드라마 출연 섭외를 받은 직후 말타기와 활쏘기 등의 무술 연습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화·최재성·김석훈·김호진 등 실력파 배우가 대거 출연하며 국내 최초로 곰 전투 장면도 선보인다. 제작진에 따르면 거란군이 압록강을 넘어 고려를 침공할 때 곰을 전투에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재현했다는 것.

이현세의 유명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은 '2009 외인구단'이라는 타이틀로 내년 상반기 MBC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 라이벌로 등장,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친 윤태영이 주연으로 나선다. 윤태영은 '태왕사신기' 종영과 동시에 올 초부터 야구를 배웠다. 윤태영 뿐 아니라 '외인구단' 멤버 역시 야구에 매진해 프로야구 선수를 방불케 하는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관계자들은 실사와 컴퓨터그래픽 등으로 한 편의 야구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박진감과 긴장감을 더한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첫 선을 보이는 SBS '카인과 아벨'은 한류스타 소지섭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군 제대 후 영화 '영화는 영화다'에 출연한 소지섭은 안방극작 복귀 작으로 '카인과 아벨'을 선택했다. '카인과 아벨'은 권력 다툼에 맞서는 천재 의사인 동생과 그의 그늘에 가려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고 좌절하는 형의 대립과 갈등을 다룬다. 의사 형제 이야기이지만 병원을 둘러싼 정치권과 재계의 암투가 치열하게 전개된다. 신현준·채정안·한지민 등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SBS의 '왕녀 자명고'도 젊은 사극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왕녀 자명고'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를 소재로 한 대하사극이다. 자명고가 물건이 아닌 사람이라는 설정하에 낙랑공주 언니인 공주 자명고가 또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호동왕자·자명고·낙랑공주의 삼각관계를 그릴 예정이다. 세 명의 청춘스타가 어떤 멜로라인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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