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설립된 '얘노을(이야기가 있는 노래 마을)뮤직센터'에는 남성합창단·혼성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여성합창단 등 4개 합창단이 있다. 모두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애호가들로 구성돼 있다. 얘노을여성합창단(지휘자 권유진)은 4개 합창단 가운데 창단이 가장 늦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2005년 6월 창단된 얘노을여성합창단은 이듬해 4월 LG휘센전국합창경연대회 지역 예선에 나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창단 1년도 안돼 거둔 성과여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5월에는 지역대표로 본선에 출전해 우수상을 받으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여성합창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얘노을여성합창단이 짧은 기간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은 무엇보다 단원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단원은 24명. 음악이 아니면 같이 어울리기 힘들만큼 30~50대로 연령대가 다양하다. 어린이집 원장, 커피숍 주인 등 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부들이다. 연주가 없으면 1주일에 한번 모이지만 연주 날짜가 잡히면 3개월 동안 매주 세차례 강도 높은 연습을 한다. 단원인 정수진(42·여)씨의 경우 남편이 남성합창단과 혼성합창단, 딸이 소년소녀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온 가족이 합창 매니아들이다.
또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을 통해 음악 수준을 높이려는 전문 지휘자와 트레이너의 체계적인 지도도 얘노을여성합창단 실력 향상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얘노을여성합창단은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송년음악회·초청연주회·기획연주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연주하는 음악도 클래식·현대음악·재즈·가곡·팝송·영화음악·뮤지컬 등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아마추어여성합창단이 소화하기 힘든 현대음악과 전통 클래식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다. 지난 12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얘노을뮤직센터 송년음악회에서는 베토벤 '교향곡9번'을 연주했다. '교향곡9번'은 음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전문합창단들도 연주하기 꺼려할 만큼 어려운 곡이다.
얘노을여성합창단은 무료 공연을 하지 않는다. 얘노을뮤직센터가 벌이고 있는 초대권 없애기 운동에 동참하고 아마추어합창단이지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유료 공연을 한다. 유료 공연이지만 인기는 좋다. 지난달 14일 대구어린이회관에서 가진 3회 정기연주회 티켓이 모두 판매되는 등 연주회 때마다 만원이다. 얘노을이라는 이름에 맞게 지역 음악계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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