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벗어나는 출구이자 꿈을 찾아가는 입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이 지나는 통로이자 여행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곳, 바로 공항이다. KBS 1TV는 27일 오후 9시 40분 공항의 일상 3일을 담은 송년 기획 다큐멘터리 '공항에 가보셨습니까'를 방영한다.
인천국제공항은 한국과 해외 54개국, 164개 도시를 잇는 비행기와 하루 평균 8만명의 인파가 드나드는 관문이다. 2001년 개항 후 동남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큐팀은 우선 축구장 60배, 넓이 50만㎡에 달하는 여객터미널을 조명한다. 공항을 거쳐간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2008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찾아낸다.
여객터미널엔 최근 고환율로 해외여행객들이 대폭 줄었다. 출입국 인원이 작년 대비 15%나 감소했다. 대신 엔화 강세로 인천공항을 찾는 일본인이 증가했다. 세계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항의 오늘이다. 또 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하는 조기 유학생과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솔로의 도깨비 여행, 취업비자를 연장받기 위해 잠시 한국을 떠나는 중국 동포, 없는 돈 쪼개 자식을 만나러 떠나는 기러기 아빠까지, 공항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 시대의 삶을 조명한다. 공항이라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삶의 단상이 결국은 2008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전한다.
이 외에도 다큐팀은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을 통해 중국 여성과 결혼한 40대 남성과 중국 교포의 금의환향을 담아낸다. 13세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어린 신부를 맞이한 한국 남성의 설렘과 중국 부인의 낯선 모습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첫 시작을 알린다. 한 손 가득 중국 친지들의 선물을 사서 출국장을 나서는 중국교포의 지난 삶을 풀어낸다. 그는 10년 전 생선배에 실려 한국에 밀입국했다 강제 추방당했던 경험을 가진 근로자다. 하지만 그 후 취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뒤 한국에서 일해왔다. 이젠 당당히 한국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는 부부, 과연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남았을까? 카메라는 공항을 거쳐간 이들의 뒷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질문한다. '공항을 통해 본 삶에서 당신은 무엇을 찾으셨습니까?'라고 말이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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