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낙동강 기름 유출 사고는 정확한 발생 시점이나 기름 유출량, 피해 범위 등이 모두 명확하지 않아 사고 뒷수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령군청, 환경청 등 당국의 미숙한 초동 대응도 큰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첫번째 의문=정확한 기름 유출 사고 시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청 측은 월요일인 22일 오전 9시 모래채취 준설선 업체측의 신고를 받고 오염 사건을 알게 됐다. 군청과 환경당국은 사고 시점을 이날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사고 발생 시점이 2, 3일 더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준설선 선장 천모씨는 "금요일인 19일 오후 작업을 끝내고 주말에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만일 사고가 21일이나 22일부터 있었다면 기름 유출은 낙동강 하류를 따라 훨씬 멀리까지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다. 고령군청은 25일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사고지점 2km 범위에서 집중적으로 방제작업을 펼쳤지만, 실제 기름띠는 17km 떨어진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지점에서도 발견됐다.
◆두번째 의문=유출된 기름량은 더 미궁이다. 군청은 사고 이튿날 기름 유출량을 100ℓ가량으로 추정했지만, 이 역시 정확하지 않다. 준설선 업체 측에서 '사고 직후 500ℓ용량의 엔진오일 탱크에서 남은 오일 400ℓ를 뽑아냈다'고 주장해 100ℓ가 새어 나갔을 것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유출된 기름은 강 건너편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강변을 덮쳤고, 더 먼 하류로 떠내려갔다. 이처럼 적지 않은 피해 범위로 볼때 100ℓ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엔진오일과 경유까지 새어 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군청 한 관계자도 "사고 당시 준설선에 폐엔진 오일을 보관중이었다는 말이 있어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세번째 의문=사고 시점이 최소 2일 이상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고 유출량마저 정확하지 않아 피해 범위도 단정짓기 힘들다. 군청은 사고 이튿날인 23일 오후 사고 지점에서 17km 떨어진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지점에서 기름띠를 발견하고 3차 오일 펜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사고가 21일이나 22일쯤 발생했다면 수십 km까지 기름 성분이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경남, 부산지역까지 내려갔을 수도 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기름이 얼마나 멀리 흘러갔는가도 문제지만, 가라앉은 기름덩이가 강바닥의 물길지표층과 생태계를 오염시킬 위험성이 높다"며 "강바닥 오염은 최소 몇년은 걸려야 자연 치유된다"고 했다.
고령경찰서 김경조 수사과장은 "이번 사고가 가져온 사회 파장이 커 철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해당 업체의 과실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