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째 상임위와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 국회운영을 실력 저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당 지지도 소폭 상승과 내부결속 강화라는 생각하지 못한 부수효과를 얻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힘을 얻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을 전격 점거, 한나라당의 중점법안 기습처리 가능성 사전 차단에 나서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벌어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 반대투쟁 이후 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여론조사결과를 받아들고 모처럼 웃었다. 한 여론조사결과 지지도는 24.5%로 직전 조사에 비해 5.1%가 상승,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도는 4.7% 떨어진 34.5%에 그쳤다.
국회 내에서 강경대치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표면화되던 당내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의원총회 때마다 참석 의원들이 30~40명에 그치는 등 결속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했으나 이번 주에 열린 의총에는 그 전의 2배에 육박하는 60~70명이 참석했다. 성탄절인 25일에도 40여명의 소속의원들이 국회에 나와 각 상임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 비판적이던 당내 개혁 성향 인사들도 비판을 삼가고 대여투쟁 전선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내부기류에 대해, 송영길 최고위원은 26일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다들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는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치된 관측이다. 강경 일변도의 대여투쟁 노선이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대화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게 하는 파행의 주역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의 국회 본회의장 기습점거도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아직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국회 주변의 관측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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