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건강관리]낙상·스키 부상

겨울철 단골 부상을 꼽으라면 단연 낙상과 골절이다. 빙판이나 눈 내린 길을 걷다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날씨 탓에 근육이나 관절,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굳어 있는데다 춥다고 몸을 움츠리거나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골절 부상 등의 위험이 크다. 또 겨울 레포츠의 꽃인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무리하지 말고 안전 수칙에 따라 즐기는 게 좋다.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부상과 그 예방법을 알아본다.

◆낙상·골절

낙상 손상은 주로 눈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발생하는데, 특히 중년 여성이나 노인에게 흔하다. 겨울철에 낙상 사고가 많은 이유는 추운 날씨 탓에 몸이 굳은데다 두꺼운 외투를 입어 움직임도 둔하고, 몸을 움츠리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녀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낙상 부상에는 고관절 및 척추골 골절, 손·발목 관절 손상 등이 있는데 이 중 고관절 골절이 가장 위험하다.

▷낙상·골절의 원인과 위험 부위=허벅지 뼈와 골반을 연결하는 고관절 부위 골절은 눈길·빙판길을 걷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을 때 주로 발생한다. 고관절 골절은 빨리 회복해 움직일 수 있도록 신속하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노인들이 고관절 골절로 오랫동안 누워 안정을 취할 경우 자칫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동반될 수도 있기 때문. 손목 손상은 미끄러지면서 손을 짚을 때 많이 생긴다. 척추는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충격이 가해지면서 압박을 받아 골절이 생길 수 있는데, 평소 허리가 좋지 않거나 디스크 증세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중년 이상 여성의 경우 이미 뼈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넘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다치기 쉽고 부상 정도도 심각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낙상 예방법=낙상에 따른 손상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외출 때 몸이 둔하지 않도록 옷을 입고 균형을 잡고 조심스럽게 걷는 게 중요하다. 장갑을 끼는 등 손을 호주머니에서 빼고 다녀야 넘어지더라도 최소한 엉덩이뼈나 허리, 척추 등의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또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평소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 환자나 노인의 경우는 눈이 오거나 길이 얼었을 땐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스키·스노보드 부상

스키의 경우 1년 이내 초보자의 3분의 1이 부상을 경험하고 스노보드는 초보자의 절반 이상이 다칠 정도로 부상이 잦다. 이는 '넘어지면서 배운다'는 잘못된 상식과 기본적인 기술 교육이나 안전 수칙 등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키·스노보드 안전 사고의 주된 원인은 크게 낙상과 충돌, 점프 후 잘못된 착지 등이다. 낙상은 주로 자신의 실력 이상으로 무리하게 속도를 내거나 점프 등 기술을 시도하다 넘어질 경우, 충돌은 좁고 복잡한 슬로프에서 많은 스키어와 뒤엉켜 탈 때 많이 발생한다.

▷주요 부상 부위 및 특징=스키 사고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바로 무릎이다. 하체가 고정된 상태에서 상체만 돌아가 넘어지기 때문으로, 무릎 관절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되기 쉽다. 무릎을 다쳤을 경우 자칫 만성 무릎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머리, 손·손가락, 어깨 등의 부상도 많은데, 대부분 골절, 관절이 삐는 염좌, 피부 열상 및 찰과상, 타박상, 어깨 및 팔꿈치 관절 탈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손목 관절 골절이나 어깨 및 팔꿈치 탈구는 넘어지면서 손을 짚을 때 많이 발생한다. 미끄러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아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스키 폴을 손에 쥔 채 넘어질 경우 엄지손가락이 꺾이면서 엄지손가락 인대 손상이나 손목 관절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질 때 폴을 놓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스노보드는 주로 손을 짚으면서 넘어지기 때문에 손목 골절이 가장 흔하다. 다음으로 발목, 무릎, 머리, 어깨 순서로 부상이 많은데,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잘못 떨어져 척추 손상을 입는 경우도 적잖아 조심해야 한다.

▷안전사고 예방법=무엇보다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피로하다고 느낄 땐 반드시 휴식을 해야 한다. 실제 스키 부상 사고는 오후, 특히 피로도가 높은 오후 3시쯤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평균 3시간 정도 탄 뒤에 부상이 많았다. 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장비를 착용하고 장비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넘어졌을 때 스키와 스키부츠를 고정하는 바인딩이 풀리지 않을 경우 무릎 인대 손상 등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일수록 바인딩이 쉽게 풀릴 수 있도록 강하지 않게 고정하는 게 좋다. 스노보드의 경우엔 헬멧, 손목 및 무릎 보호대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강습을 통해 충분히 연습하고, 자신의 실력과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야 한다. 잘 넘어지는 요령을 익히는 것도 중요한데 넘어지려 할 땐 체중을 엉덩이쪽으로 실리게 해 앉는 자세로 주저앉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충분한 준비 운동을 통해 종아리와 허벅지, 엉덩이 근육 등을 풀어줘야 근육 경직으로 인한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쳤을 땐 함부로 부상 부위를 만지거나 흔드는 등 움직여선 안 되고, 신속하게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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