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분명한 구조조정으로 대학의 질 높일 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부터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만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부실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통'폐합 및 폐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학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초'중'고 사학법인에 대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잔여재산 귀속을 통한 법인 해산 제도'를 대학에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대학 통'폐합 및 폐교 등 구조조정을 가로막았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재산 처리 문제였다. 법인 해산시 보유건물과 토지 등 재산을 모두 국가에 헌납하도록 한 규정이 걸림돌인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학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학을 계속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교과부가 대학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시키거나 재산 출연자, 기부자 등에게 환원시켜 법인을 해산하게 하는 '잔여재산 귀속' 제도를 대학에 적용하겠다고 한 것은 이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학년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넘어섰다. 정원을 채우지 못해 부실해지는 대학이 하나둘이 아니다. 지난해 모집 정원의 80%도 채우지 못한 대학(전문대 포함)이 전체 323개교 중 69개교, 정원의 60%를 채우지 못한 곳도 17개에 이르렀다. 학생 수에 비해 대학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학력 인플레만 유발한다. 학생 채우기에 급급한 대학의 교육은 부실해지고 고등교육을 이수한 청년 실업자는 양산된다. 고교생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는 2011년부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정부는 일찍부터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후속조치가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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