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CC, 너 잘 만났다" 오리온스, 31일 4연승 도전

선두 울산 모비스를 잡고 3연승 중인 대구 오리온스가 다시 천적 관계 확인에 들어간다. 31일 이번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전주 KCC를 대구체육관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치른다. 오리온스로서는 단점을 보완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다.

전주 KCC는 기존의 장점이던 높이를 잃었다. 허재 감독과 불화설을 일으킨 서장훈을 인천 전자랜드로 보낸 뒤 국내 최장신 루키 하승진(222cm)마저 발가락 부상으로 출장이 어렵기 때문. 8연패로 끝을 모르게 추락하다 최근 2연승, 겨우 반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스피드의 농구로 변하려는 시도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두 장신 선수가 빠지면서 마이카 브랜드(18.2점 7.6리바운드), 칼 미첼(14.6점 8.3리바운드)의 활동 폭은 좀 더 넓어졌다. 짜임새를 갖추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베테랑 스몰포워드 추승균(11.9점 4.2어시스트)이 살아나고 있고 전자랜드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다 KCC 유니폼을 입은 신인 포인트가드 강병현도 점차 안정감을 찾고 있는 추세다.

오리온스는 적극적인 수비와 크리스 다니엘스(22.7점 9.4리바운드)를 이용한 공격을 바탕으로 난적들을 연파했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확실한 제2 공격 수단을 갖출 필요가 있다. 부동의 센터 테렌스 레더(25.4점 11.5리바운드)에 의존한 플레이를 펴왔던 삼성이 공격진을 다양화하며 8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오리온스가 크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처럼 삼성도 레더의 짐이 무거웠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 영입한 애런 헤인즈(15.9점)가 펄펄 날면서 공격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규섭(12.8점) 외에도 김동욱과 신인 차재영 등 포워드들이 득점에 적극 가담하면서 레더와 가드만으로 농구를 하는 팀이라는 말도 잦아들었다.

오리온스는 이미 높이의 팀이던 KCC를 홈 개막전(11월1일)에서 누르는 등 두 번 모두 이겨 자신감을 갖고 있다. 다만 오리온스의 상승 곡선이 꺾이지 않으려면 크리스 외에 나머지 선수들이 공격 작업 과정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 최근 경기 흐름을 보면 김승현이 득점에 적극 가담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

마이클 조이너(10.5점)가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했고 슈터들의 3점포가 잘 터지지 않고 있음에도 오리온스는 이동준(8.5점), 전정규(8.8점), 김병철(7.4점) 등이 고루 활약해 어려운 상대들을 연파했다. 하지만 크리스 외에 위기 상황에서 공을 넘겨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승산이 더 높아진다. 오리온스가 2008년을 잘 마무리할 지 기대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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