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공단 '고용 없는 성장' 고착화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고용없는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 고용인원은 사실상 2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후퇴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에 따르면 1987년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업체 수는 263개, 고용인원 6만7천603명, 생산액 3조5천억원, 수출 21억달러였다. 올 들어 지난 10월말 현재는 업체 수 1천89개, 고용인원 7만307명, 생산액 47조5천억원, 수출 303억2천만달러이다.

20여년 동안 업체 수는 4.5배, 생산액은 15배, 수출은 17배 정도 각각 늘었지만 고용은 고작 2천704명이 증가해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여기에다 최근 가파른 경기침체로 기업체마다 주문 및 납품물량 감소로 조업감축, 휴업이 잇따르면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A사는 사원 120여명 중 80여명 감원에 나서는 등 일부 중소 협력업체들이 이미 감원을 시작했고 상당수는 내년초부터 감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구미지역의 실업급여 신규 수급자는 1천1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2명에 비해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근로자 수는 11월 말을 기준으로 7만명 선이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다. 1988년 처음으로 7만명을 돌파했던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고용인원은 사실상 2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구미상공회의소 김종배 조사부장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고용없는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고용 창출을 위해 주택지 내에 공동식당·유아원·소아과 등이 딸린 전자조립공장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원화섬㈜ 정우영 대표이사는 "고용 창출을 위해선 첨단산업 대신 섬유 등 전통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섬유업계가 지난해 1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 지식기반 섬유기술개발촉진법이 마련되면 1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