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젠 희망을 말하자 '인재의 힘'이 일류지역 성장동력

▲ 정부가 제2차 지방발전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륙특화벨트 추가 검토방안을 밝히자
▲ 정부가 제2차 지방발전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륙특화벨트 추가 검토방안을 밝히자 '대구경북 국제교육학술지식벨트' 구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식벨트를 주제로 열린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좌담회.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제2차 지방발전종합계획에서 초광역경제권 사업으로 서해안 신사업벨트, 남해안 선벨트, 동해안 에너지·관광벨트, 남북접경교류벨트와 함께 '내륙특화벨트' 추가를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대구경북 국제교육학술지식벨트(이하 지식벨트)' 구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29일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산하 국제교육학술지식벨트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를 초청, 지식벨트 구상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김규원 경북대 교수(사회학)와 김영철 계명대 교수(경제통상학부), 김종웅 대구한의대 교수(유통경제학부), 이재훈 영남대 교수(경영학부)가 참석했고, 석민 매일신문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국제교육학술지식벨트 구상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의미는?

▷김규원 교수=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경제 침체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구경북은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경제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산업화시대의 성공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지나쳐 탈산업화시대 패러다임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탓이다. 일류지역(국가)이 되려면 지식창조형 일류 경제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이는 결국 우수한 인적자원을 어떻게 확대하고 재생산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근대화·산업화 패러다임에 갇힌 지역사회를 새로운 차원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지식벨트 구상이 나온 것이다.

▶사회=지식벨트 구상이 충청권에서 주장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김영철 교수='국제' '교육' '학술' '지식' 벨트로 끊어 읽어야 내륙지역의 초광역경제권 비전으로서 의미가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 충청권이 기초과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우리 지역은 학술에 중점을 둔다. 대구-대전-광주로 이어지는 '그랜드 트라이앵글' 구상도 가능하다.

▶사회=대구경북지식경제자유구역 및 광역경제권 발전계획과는 어떤 차이와 연관성이 있는가?

▷이재훈 교수=지식경제자유구역 내 국제학술클러스터는 해외 명문대 분교 유치와 유학생 파크 등이 포함되어 있고, 광역경제권 구상에서는 선도산업 중심으로 인력양성 계획이 마련돼 있다. 지식벨트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다만, 콘텐츠와 비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가 과제다. 우리 지역 고유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영어 가능한 현장중심 인력'과 같은 구체적인 수준을 정해야 한다.

▶사회자=지식벨트 구상의 주요 내용은?

▷김종웅 교수=산업분야를 보면, 지금까지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수요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지역인재를 지역기업에 안착시키는 인적공급과 고급인재들이 와서 살 만한 도시만들기(정주여건), 그리고 이 3가지를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제도화된 지원체계가 모두 중요하다. 따라서 지식벨트 구상은 인적 수요, 인적 공급, 도시만들기, 지원체계 구축 등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또 가장 중요한 인재육성 방향은 인구가 줄고,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제화 수준이 낮은 지역사회의 문제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인재확보와 국제화 수준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산·학·연 시스템에서 중복과 낭비 요소를 없애는 것도 과제다.

▶사회=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핵심적인 요소는 유망산업과 좋은 일자리다. 인적자원 수요기반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나?

▷이재훈 교수=산업화시대에는 공단을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됐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에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대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이 현실이다. 창업 생태계를 마련해 지역에서 출발한 중소 벤처기업이 글로벌 경쟁을 할 수 있어야 지역이 산다. 따라서 지식벨트에서는 인재와 더불어 창업의 종잣돈을 대주는 벤처캐피털과 창업을 촉진하는 융합대학원 등이 중요하다.

▷김규원 교수=앞에서 기업 생태계에 대해 말했는데, 인재양성에도 생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경쟁력 있는 지식도시·창조도시는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와서 살고 싶어 하는 도시라는 특징이 있다. 학문적으로 창조계급으로 불리는 전문가 집단은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이 수용되기를 바라고, 환경·기후변화 등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생활스타일에 반영(예, 채식주의자 등)한다. 문화적 기호도 대중스타를 추종하기보다 자신이 문화의 중심에 서는 마니아적 성향이 강하다. 특히 지역 이미지와 결합해서 나타나는 '고유성'과 '진정성'을 중요시하는데, 우리 지역은 이 부분에서 강한 장점을 갖고 있다.

▶사회=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지식벨트 조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은데….

▷김영철 교수=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거버넌스 조직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를 전체적으로 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관료체제로서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민·관협력의 제3섹터 기관으로서 '지식진흥원' 설립이 요구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기획탐사팀=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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