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기업 먹구름 오락가락…소띠해 살림살이 기상도

2008 무자년(戊子年)은 내남없이 너무나 힘겨워 어렵다는 얘기도 못 꺼냈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 살림살이는 어떨까.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허리띠를 바짝 조여야 할 것 같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다소 풀린다는 소식이 있어 다소 위안을 삼는다.

◆부동산시장 여전히 어둡다

극도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쉽사리 살아날 것 같지 않다. 다만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붓고 공급물량도 줄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따라서 올 한해는 악재와 호재의 팽팽한 힘 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부동산시장은 최악의 위기는 일단 넘어섰다. 2008년 3만가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 2만1천가구의 미분양이 쌓이면서 주택시장이 끝없는 추락을 했지만 새해부터는 다소 호전될 전망이다. 우선 입주물량이 1만5천여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고 2010년에는 1만3천가구로 감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하락 요인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가을 이후 신규분양 물량이 자취를 감추면서 2만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도 줄어든다.

화성산업 도훈찬 상무는 "양도세 및 취득·등록세 감면에다 금리인하 등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공급물량도 감소해 주택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실물경기. 경제위기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으면 '매수세 실종'이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금융은 3/4분기쯤 회복세

금융 전문가들은 길고 긴 주가 침체의 끝이 이르면 2/4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1천50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후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상반기엔 의료와 통신업종이, 하반기에는 IT 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비나 통신비를 줄이기 어려운데다 겨울과 봄에는 의료 특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하반기쯤 증시가 본격 반등할 가능성이 큰데 이때가 되면 경기 민감주인 IT업종이 떠오를 것으로 본다.

반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설과 금융업종은 올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더딘 회복이 부정적 전망을 낳게 하고 건설업계도 구조조정의 한가운데에서 시련을 겪을 전망이다. 석유화학과 조선도 불황의 여파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펀드 투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존 펀드들을 중심으로 쉽고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시장예측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원금을 지키고 위험을 관리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졌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최근 내놓은 올 펀드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파생상품 위험이 확대되면서 해외펀드보다는 국내펀드, 파생·대안상품보다는 전통형 상품, 신규 펀드보다는 기존 펀드로 관심이 모아진다.

◆기업경기 험난하다

섬유업종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내수, 수출 모두 힘들어질 전망이다.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지역 업체의 내수 판매량은 142만t으로 지난해보다 4.7% 감소하고 지난해 소폭 상승세를 유지해온 수출도 미국, EU 등 주요 시장 위축 및 자금여건 악화로 지난해와 비슷한 137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면방, 직물, 화섬업계보다는 의류업계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조사한 2009년 대구경북 섬유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화섬업계는 연초 비수기인데다 주문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물이 바뀌는 시점인 4월 이후가 고비다. 나일론직물도 주문량 감소가 우려된다. 원사업계는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 섬유산업이 침체국면을 맞으면서 중국산 폴리에스테르 화섬사의 재고증가로 가격이 붕괴되고 있어 국내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돼 수출, 내수, 생산 모두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석유위기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15만대(-5.6%) 감소한 255만대에 그치고 내수판매 역시 10만대(-8.7%) 줄어든 10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높은 수출증가세를 이어온 기계업종은 성장세가 주춤, 2.5% 상승한 353억달러 수출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설비투자 둔화, 유가하락으로 인한 중동지역 설비수요 감소, 미국 유럽 ASEAN 국가들의 경기 침체로 수출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수·이재협·최경철·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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