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능력과 열정은 젊은이들 못지않음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한·미·일 프로야구계에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려는 베테랑들이 2009시즌 개막을 벼르고 있다.
'기록의 사나이'인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38)은 통산 타율 0.317, 339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지만 2008시즌에는 시즌 도중 타격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는 등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후반기 들어 타격감을 끌어올렸으나 타율 0.278, 8홈런은 양준혁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2009년 17번째 시즌을 맞는 양준혁은 완벽히 부활을 위해 땀을 쏟고 있다. 한화의 장종훈 코치가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340홈런)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지만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3할대 타율,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해야 한다. 그가 언젠가 이뤄보고 싶다던 통산 3천안타 달성(현재 2천202안타)을 위해서도 2009시즌이 중요하다.
국내 최고령 선수인 좌완 투수 송진우(42·한화 이글스)도 양준혁 못잖은 기록의 소유자. 이미 200승, 2천탈삼진 기록은 돌파했고 3천이닝 투구에도 4와 1/3이닝만 남았을 뿐이다. 2008시즌 6승8패, 평균자책점 4.48에 그친 송진우는 선수 생활 연장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2009년 최대 목표를 팀의 우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잡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두 투수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빅 유닛'이라 불리며 불같은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떨게 했던 랜디 존슨(45)이 마지막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불사를 기세이고 2008시즌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수였던 제이미 모이어(46)는 '완급 조절의 달인'답게 끝을 모르고 꾸준한 활약을 펼쳐 2009시즌 활약도 기대된다.
허리 부상으로 존슨은 예년보다 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계약을 맺으며 절치 부심, 재기를 꿈꾼다. 통산 300승에는 5승, 5천 탈삼진에는 211개만 남겨둔 상태. 모이어는 2008년 16승7패, 평균 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 이번에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세월을 거스르기로는 일본도 만만치 않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좌완 투수 구도 기미야스(45)와 재일교포인 한신 타이거스의 4번 타자 가네모토 도모아키(40)가 대표적. 2008년 2패, 평균 자책점 5.27에 그친 구도는 다시 이름값을 할 기회를 잡았고 타율 0.307. 27홈런. 108타점을 기록한 가네모토는 2009년에도 중심 타선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한·미·일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숙지지 않는 열정을 바탕삼아 2009년 어떤 기록을 써내려갈지 기대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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