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원효(元曉)대사

신년 벽두,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내려줄 만한 이는 그 누구일까.

소띠해에 태어난 가장 걸출한 인물에게서 배우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원효(617~686)대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 첫 '인물'로는 그리 신선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의 일갈은 1천300여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진리는 결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찾아라.' 얼마나 준엄하고 통렬한 말인가.

우리는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지 않고도, 모든 것이 자신에게서 비롯됨을 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마저 '남탓'으로 돌리는데 익숙해져 있고 진보와 보수, 부자와 가난한 사람, 심지어 과외를 받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로 나뉘어 상대 탓만 하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그 해법은 관용과 화합이다. 상대 의견을 존중하고, 관용의 정신으로 대립과 갈등을 풀고 화합하자는 것이 和爭(화쟁)사상의 핵심이 아니던가. 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편가르기와 싸움질로 밤낮을 지새우는 요즘, 그같은 사상가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올해부터 경산시가 '원효의 고향'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하니 무척 반갑다.

대사는 새해 해맞이를 하면서 요석공주와 이런 말을 주고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공주, 그대의 소망은 무엇이오?" "제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아 믿는대로 행하는 것이지요."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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