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가 담겨져 발행 국가의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우표 문양으로 사용되는 소재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우표 발행 역사가 120년을 훌쩍 넘기면서 소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표발행 초기(1800년대 말과 1900년대 초)에는 태극 문양이 주를 이뤘다. 한국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도 태극문양을 기본 도안으로 발행됐으며, 갑신정변으로 중단된 근대우편사업을 재개하면서 1985년 발행한 첫 우표도 태극보통우표였다. 태극보통우표는 미국 앤드류 비 그레함 조폐창에 의뢰해 5푼, 1돈, 25푼, 50푼 짜리 4종류를 두번에 걸쳐 인쇄했다.
1900년 1월 나온 이화보통우표에도 태극 문양이 실려있다. 이화보통우표는 도안이 섬세하고 인쇄 선명도도 높아 훌륭한 우표로 평가받고 있다. 또 1903년 10월 1일 프랑스 정부 인쇄국을 통해 발행된 독수리 보통우표에도 태극 문양이 삽입돼 있다.
◆지도'무궁화 등 해방 이후 다양한 소재로
해방이 되면서 우표 소재도 다양해졌다. 태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지도'무궁화 등 우리나라 상징물과 첨성대'거북선'다보탑'남대문 등 문화유산, 이순신 장군'이준 열사 등 역사적 인물들이 우표 속에 등장했다. 1946년 10월 5일 경화인쇄소를 통해 대한지도가 인쇄된 2원짜리 보통우표가 발행된데 이어 1948년에는 첨성대, 이준 열사, 거북선을 소재로 한 보통우표가 잇따라 나왔다. 1949년에는 6월 다보탑, 7월 남대문, 10월 이순신 장군, 12월 무궁화가 그려진 보통우표가 발행됐다.
◆1951~1960년 사슴'호랑이 등 동물
1951~1960년까지는 동물이 우표 소재로 많이 등장했다. 1951년 학'백호를 시작으로 1954년 사슴, 1957년 호랑이를 소재로 한 보통우표가 발행됐다. 이와함께 세종대왕'석굴암'불국사'충렬사'신라무열왕릉거북비'해금강'탑골공원'식수(나무심기)'수력발전공장을 소재로 한 보통우표도 이 기간에 나왔다. 특히 1954년 정부가 독도에 등대를 설치하면서 독도 보통우표를 발행하자 일본 정부는 독도 우표가 붙은 우편물을 반송하겠다고 생떼를 쓰는가 하면 독도가 보이지 않도록 검게 먹칠을 한 뒤 우편물을 배달해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UN군 한국전쟁 참가, 제40회 전국체육대회, 정부수립 10주년 등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우표도 발매됐다.
◆1951~1970년 농부'농악'인삼 등
1961~70년 보통우표를 장식한 소재는 농부'농악'장구'북'인삼'금강초롱'미선나무'팔만대장경'성덕대왕 신종의 비선무늬 등이었다.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악기(태평소'나팔'월금'대금 등), 관광(광한루'속리산'화엄사 등)시리즈 우표도 많이 발행됐다.
◆1971~1980년 식량증산 등 경제부흥 시리즈
1971~80년대는 경제발전에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는 시기답게 식량증산, 전력증대, 수출 증대 등을 독려하는 경제부흥 시리즈 우표가 발매됐다. 보통우표 가운데는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공해방지우표와 함께 '둘만낳자'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족계획우표가 눈길을 끈다. 당시 정부는 가족계획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은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나라, 자녀 1명을 낳아 대학까지 보내는데 드는 교육비는 436만원으로 자녀가 많으면 가정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적당한 터울로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낳아 잘 기르자고 홍보했다.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아이 더 낳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요즘과 대조를 이룬다.
◆1981~1990년 서울올림픽 소재 대량 발매
1981~90년은 88서울올림픽을 소재로 한 우표가 대량으로 발매된 시기였으며 보통우표에는 오리모양 토기'안창호'무궁화 등의 문양이 소재로 사용됐다. 1991년 이후부터는 제주마'수선화'비행기'참가재'대게'호미'동제연화형수로'행정중심복합도시 등을 소재로 한 보통우표와 문학'야생화'버섯'한국의 강'고구려 등의 시리즈 우표, '2002한일월드컵'을 기념하는 우표 등이 나왔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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