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정상화 합의에 여야 희비 엇갈려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타결됐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의 표정은 달랐다. 두 사람이 들고간 '손익계산서'에서는 홍 원내대표보다는 원 원내대표가 더 많은 것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야 지도부의 향후 입지와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각당의 손익은 여론 지지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리얼미터 등 지난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를 넘어섰고, 한나라당은 30% 초반대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야대치정국의 가장 큰 수혜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다. 정 대표는 당내 개혁세력까지 결집을 이끌어냄으로써 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전략부재 비판과 함께 당내 강경파와의 갈등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희태 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미 원구성 협상 지연, 추경 예산안처리 과정에서 지도력에 흠집이 난 터라 표정이 밝지 않다.

홍 원내대표의 위상 추락과 함께 한나라당 지도부는 강경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이계와 온건파인 친박계간의 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등 당내 결속력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5일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한다고 내놓은 법안들이 지금 국민들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해 당내 갈등의 후폭풍까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법안전쟁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지지층을 재결집시키는데 성공했고 본회의장 점거라는 '초강수'이후 강온전략을 적절하게 구사, 지도부의 입지를 다지고 야성을 회복하는 수확을 거뒀다.

민주당 의원들은 요즘 하루 평균 300여건 넘게 쏟아지는 격려 문자를 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또한 10여일간 본회의장에서 점거농성하면서 동료의원들간 끈끈한 동지애도 생겨났다며 고무된 표정이다.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방송법 등 언론관련법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중점추진하던 법안인데 '합의처리란 표현과 시한을 두지 않는다'는 민주당 요구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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