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상반기 주택시장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집값 하락세에 매수심리까지 꽁꽁 얼어붙은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주택경기가 IMF 이후 최악의 상황인 탓이다.
특히 대구는 지난해 쏟아진 사상최대 입주 물량(3만가구)의 여파가 아직까지 시장에 여파를 미치고 있는데다 1만5천가구에 이르는 올해 분양 물량도 대기 중에 있어 매수세 실종 속의 공급 과잉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집이 팔리지 않아 고통을 겪는 매도자뿐 아니라 내집 마련에 나선 매수자들도 '매수 시점'을 두고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소형 아파트는 공급량이 적고 실수요가 많은 만큼 추가 하락의 우려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이며 중대형은 급매물 위주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매수가 부담스럽다면 시공사의 미분양 전세 물량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수요자라면 급매물 위주의 선택을
"시장 가격을 벗어난 급매물은 시장이 회복세만 보이면 바로 사라집니다. 급매물이라면 지금이 매수 적기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용 대구지부장은 '일반 매물은 관망세'가 필요하지만 '초급매물'은 상반기 매수를 추천했다. 정 지부장은 "향후 주택 공급 추세나 원자재값 등을 고려할 때 입주 아파트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급매물은 시장 변동 상황에 따라 금방 사라질 수도 있다"며 "20% 이상 떨어진 일부 급매물들은 경기 회복세와 무관하게 입주 물량이 줄면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공급 과잉과 금융위기 등 주택 시장을 둘러싼 악재는 대부분 시장 가격에 반영된 상태지만 호재는 '실물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경감과 취득·등록세 인하를 비롯해 올해부터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경감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또 시장 내부적으로는 2007년부터 아파트 분양이 격감해 올 하반기를 지나면 입주 물량 또한 줄게 되며 8%까지 상승했던 주택담보 대출 금리도 4~5%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즉, 호재가 반영되지 않는 현 시장이 매수자 입장에서는 적정 매수 시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분양대행사 대영 김대업 상무는 "시장에 매물은 넘쳐나지만 경제 여력과 주거 선호도 등을 따져 실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집은 크게 많지 않다"며 "집 구입이 필요하다면 올 상반기부터 발품을 팔아 적정 매물을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이 내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중 60%가 중대형이 차지하고 있는데다 경기에 민감한 만큼 상반기 경기 회복세를 지켜보며 매수 판단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매수가 고민된다면 시공사 전세 아파트를
학군이나 가족 수 증가에 따라 이사가 필요하지만 '매수'가 고민된다면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전환하는 '시공사 전세 물량'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8개 정도 단지가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한 상태며 임대료는 110㎡(30평형)대 경우 분양가의 40~50% 수준, 140㎡(40평형)대는 분양가의 30~40%선으로 1년 전보다 10~20% 떨어진 상태.
수요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규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임대기간이 끝난 뒤 분양으로 전환할 때 시공사가 통상적으로 세입자에게 '분양 우선권'을 주므로 매수가 고민된다면 '시공사 전세'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전환한 시공사 관계자는 "예전 사례로 볼 때 시공사 입장에서도 기존 임대 입주민과 매매계약을 승계하면 신규 판촉 부담을 덜 수 있어 기존 입주민들에게 계약 우선권뿐 아니라 추가적인 할인까지 혜택을 부여해 왔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은 올해 입주 단지 중 미분양 임대를 추진 중인 곳이 많아 미분양 전세 단지가 20여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일단 저렴한 임대 가격에 신규 아파트에 살아본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상당한 경제적 혜택과 함께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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